버려진 아이들은 다 어디갔을까?
반려견과 유기견

동물 등록제가 전국으로 확대 실시 된 2014년 이후 2019년 말까지 등록된 누적 반려견 수는 209만 2,163마리다(2019년 반려동물 보호·복 지실태조사결과).매해 등록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2019년 한 해에만 79만여마리가 신규 등록됐다. 반려견 등록은 법적 의무사항이기 에 동물등록을 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현실적으로 단속이 불가해 등록되지 않은 반려견의 수가 얼마인지는 확인할 수 있는 방법 이 없다. 2021년 2월 부터는 동물판매업자가 동 물등록신청을 한 후 반려견을 분양하도록 개정법 이 시행돼 반려견 등록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있긴하나,이미존재하고있는개의수를 파악하는데에는크게도움이될것같지않다.
몇표본조사결과를보면전체반려견보호자 50~60% 가량이 동물등록을 한 것으로 보인 다(2018년 문화체육관광부와 농촌진흥청의 조사에서 51.7%(수도권과 광역시에 거주하는 반려동물 양육인 1천 명 대상), 2019년 농림축산 식품부 조사에서 67.3%(반려견이 있는 전국 1,107명 대상)가 동물등록을 했다고 응답). 물론 일부에서는 이보다 등록률이 더 낮은 수준일 것 이라고 추측 하기도 한다. 만약 위 조사에 준해 반려견 등록률이 55%라고 가정하면 국내 가정에서 돌봄을 받는 반려견수는 약380만여 마리라는 산술이 가능하다. 전국 가구수가 2천만 가량이니 다섯가구당 한 마리씩 반려견이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2017년 한국 농촌 경제 연구원의 조사에서는 전국 가구의 29.4%가 반려동물을 기른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반려인구 천만시대’라는 말이 실감이 나는 수다.
물론 번식장에서 길러지거나 방치되고 있는 개, 여러 곳에서 보호받고 있는 유기견과 흔히 들개 라 불리는 야생화 된 유기견, 경비 목적으로 길러 지는개등까지모두헤아리면더많은수의개 가 우리와 함께 살고 있을 것이다. 농림축산 식품부에서 집계하는 유기견 수만 해도 2019년 한 해 10만 2천여 마리였다(전체 유기동물은 13 만 5천 마리). 2011년 실태조사를 시작한 이후 2017년 기준 유기동물 수가 10만 마리를 넘어 섰고, 계속 증가세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다행 히도10만2천여마리의개중일부는자기집 으로 되돌아가고(인도 15.6%), 새로운 보호자를 만났지만(분양 24.7%), 하루 122마리 꼴로인 4만4천 여마리는 각종질병에 노출되어 죽거나, 나이가 들어 죽거나, 안락사를 당했다(자연사 16.6%, 안락사 27.1%). 이 실태조사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어디선가 보호받거나 떠돌거나 죽은 개들도 상당할 것이다. 이 와중에 끊임없이 새끼 강아지는 번식되고 있고, 몇 마리인지 아무도 모르는 이 강아지들은 매일 펫숍과 온라인사이트에 서 가격표를 붙이고 팔리기를 기다린다. 개가 많다. 정말 많다.
얼마나 많은 개를 원하시나요?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반려 동물관련시장이장차성장가능성이높은분 야 중 하나로 다뤄지고 있다. 반려동물과 연관 된 생산과 소비 활동을 뜻하는 말로 ‘pet’과 ‘economy’를 합친 ‘펫코노미(Petconomy)’라 는신조어가드물지않게쓰인다.사료,간식등 반려동물 먹거리나 관련 용품은 물론이고 펫금융 (반려동물 적금, 보험 등 금융상품), 펫테크(반려 동물과의 편리한 생활을 위해 접목되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등 ICT 기술) 등이 핵심 분야 로 전망되고 있다.
2017년 한국 농촌 경제 연구원에서는 반려동물 연관산업 규모가 2014년 기준 1조 5,684억 원이며, 연평균 14.5%씩 성장하고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2027년에는 6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 내다봤는데, 반려동물 수 또한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전제에서다(2027년 1,320만 마리로 전망). 이러한 기대 아래 여러 대기업에서 반려동물 전용 가전, 금융상품, 관련 식품 등을 출시하고 있으며, 몇 지자체에서도 지 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반려동물 산 업 육성전략을 내놓고 있다. 반려동물과 시간을 보낼수 있는 동반 테마파크나 숙박시설 등을 조성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관련 식품이나 의약품, 의료기기 등의 연구개발을 위한 기반을 조성 하겠다는 전략이 주를 이룬다.
반려동물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는 건 반가운 일일지 모르지만, 산업적인 관점이 지나치게 부각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 지난 정부에서 반려동물 산업을 신산업으로 육성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을 때, 동물보호단체 등에 서재 검토를 요구했던 것도 바로 이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산업에는 반려동물 ‘생산’ 과 ‘유통’이 중심에 있고, ‘산업 육성’이라는 말 속에는 반려동물이 이익 창출의 수단이라는 개념 이녹아들어있다.더걱정스러운것은새로운시 장으로서 꾸준한 성장을 기대하는 입장이다. 여 기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기르게 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예측, 더 많은 반려 동물을 기르기를 권장하는 듯한 태도가 반영돼 있다.
산업 육성 방안과 전략을 논하기에 앞서 우선 돼야 하는 것은 우리가 기대하는 그 많은 수의 반려동물을 감당 할 만한 준비가 됐는지, 우리가 제대 로 준비하고 있는지부터 돌이켜보는 것이다. 이 미 포화상태인 유기동물 보호소와 이를 유지하기 위해 매해 수백억 원 씩 투입되는 국가예산, 처참 한 광경의 번식장, 한 마리의 개라도 살리고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소진되는 사람들의 노력, 산책 중 배변처리 등 이른바 ‘펫티켓’을 둘러싼 갈등과잦아지는개물림사고,몇마리의개가 번식 되고 팔리는지 파악조차 안 되는 헐거운 제도, 가벼운 처벌 속에서 쉽게 가해지는 동물 학대와 폭력, 동물에 대한 너무나 다양한 도덕적 가치와 상식의 기준.... 제도적인 면 뿐 아니라 사회적 인식, 문화 모든 면을 하나씩 짚어 보면 나아질 길이 묘연하지 않은 것이 없다. 오히려 우리 사회가 감당 할 수 있는 반려 동물수를 이미 한참 전 넘어 버린것은 아닌가 싶다.
“사지 말고 입양 하자는 슬로건은 결과적으로 강아지를 다 없애자는 이야기다. 중성화를 하고 새끼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럼 우리 후세들은 강아지를 키우지 말자는 뜻인가.” 재작년 여름 ‘애니멀피플’의 기획기사 ‘사지마 팔지마 버리지마: 반려산업의 슬픈 실체’에서 옮긴 반려 동물 생산 관련 협회의 말중 일부다. 기사를 읽으며 속으로 ‘네, 그게 낫겠네요.’라고 답하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개를 키우기를 바라시냐’고 되 묻고 싶었다(아마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기사 제목에 ‘키우지 마’ 까지 들어갔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했다(수요와 공급의 우선을 가리자는 말은 아니다). 우리에게는 풀어야 할것들이 이미 많이 있다. 숙제를 애써 무시하며 반려견과 함께하는 행복한 모습만을 그려서는 안된다. 다른 동물종 보다 더오래, 더 긴밀하게 어울려 살아온 개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길 진정으로 원한다면 말이다. | 조혜민
* 기사 전문은 OhBoy! No.109 ‘EAT, HATE, LOVE!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 OhBoy! No.109 MAR APR 2021 EAT, HATE, LOVE! 구매하기 |
버려진 아이들은 다 어디갔을까?
반려견과 유기견
동물 등록제가 전국으로 확대 실시 된 2014년 이후 2019년 말까지 등록된 누적 반려견 수는 209만 2,163마리다(2019년 반려동물 보호·복 지실태조사결과).매해 등록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2019년 한 해에만 79만여마리가 신규 등록됐다. 반려견 등록은 법적 의무사항이기 에 동물등록을 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현실적으로 단속이 불가해 등록되지 않은 반려견의 수가 얼마인지는 확인할 수 있는 방법 이 없다. 2021년 2월 부터는 동물판매업자가 동 물등록신청을 한 후 반려견을 분양하도록 개정법 이 시행돼 반려견 등록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있긴하나,이미존재하고있는개의수를 파악하는데에는크게도움이될것같지않다.
몇표본조사결과를보면전체반려견보호자 50~60% 가량이 동물등록을 한 것으로 보인 다(2018년 문화체육관광부와 농촌진흥청의 조사에서 51.7%(수도권과 광역시에 거주하는 반려동물 양육인 1천 명 대상), 2019년 농림축산 식품부 조사에서 67.3%(반려견이 있는 전국 1,107명 대상)가 동물등록을 했다고 응답). 물론 일부에서는 이보다 등록률이 더 낮은 수준일 것 이라고 추측 하기도 한다. 만약 위 조사에 준해 반려견 등록률이 55%라고 가정하면 국내 가정에서 돌봄을 받는 반려견수는 약380만여 마리라는 산술이 가능하다. 전국 가구수가 2천만 가량이니 다섯가구당 한 마리씩 반려견이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2017년 한국 농촌 경제 연구원의 조사에서는 전국 가구의 29.4%가 반려동물을 기른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반려인구 천만시대’라는 말이 실감이 나는 수다.
물론 번식장에서 길러지거나 방치되고 있는 개, 여러 곳에서 보호받고 있는 유기견과 흔히 들개 라 불리는 야생화 된 유기견, 경비 목적으로 길러 지는개등까지모두헤아리면더많은수의개 가 우리와 함께 살고 있을 것이다. 농림축산 식품부에서 집계하는 유기견 수만 해도 2019년 한 해 10만 2천여 마리였다(전체 유기동물은 13 만 5천 마리). 2011년 실태조사를 시작한 이후 2017년 기준 유기동물 수가 10만 마리를 넘어 섰고, 계속 증가세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다행 히도10만2천여마리의개중일부는자기집 으로 되돌아가고(인도 15.6%), 새로운 보호자를 만났지만(분양 24.7%), 하루 122마리 꼴로인 4만4천 여마리는 각종질병에 노출되어 죽거나, 나이가 들어 죽거나, 안락사를 당했다(자연사 16.6%, 안락사 27.1%). 이 실태조사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어디선가 보호받거나 떠돌거나 죽은 개들도 상당할 것이다. 이 와중에 끊임없이 새끼 강아지는 번식되고 있고, 몇 마리인지 아무도 모르는 이 강아지들은 매일 펫숍과 온라인사이트에 서 가격표를 붙이고 팔리기를 기다린다. 개가 많다. 정말 많다.
얼마나 많은 개를 원하시나요?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반려 동물관련시장이장차성장가능성이높은분 야 중 하나로 다뤄지고 있다. 반려동물과 연관 된 생산과 소비 활동을 뜻하는 말로 ‘pet’과 ‘economy’를 합친 ‘펫코노미(Petconomy)’라 는신조어가드물지않게쓰인다.사료,간식등 반려동물 먹거리나 관련 용품은 물론이고 펫금융 (반려동물 적금, 보험 등 금융상품), 펫테크(반려 동물과의 편리한 생활을 위해 접목되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등 ICT 기술) 등이 핵심 분야 로 전망되고 있다.
2017년 한국 농촌 경제 연구원에서는 반려동물 연관산업 규모가 2014년 기준 1조 5,684억 원이며, 연평균 14.5%씩 성장하고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2027년에는 6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 내다봤는데, 반려동물 수 또한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전제에서다(2027년 1,320만 마리로 전망). 이러한 기대 아래 여러 대기업에서 반려동물 전용 가전, 금융상품, 관련 식품 등을 출시하고 있으며, 몇 지자체에서도 지 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반려동물 산 업 육성전략을 내놓고 있다. 반려동물과 시간을 보낼수 있는 동반 테마파크나 숙박시설 등을 조성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관련 식품이나 의약품, 의료기기 등의 연구개발을 위한 기반을 조성 하겠다는 전략이 주를 이룬다.
반려동물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는 건 반가운 일일지 모르지만, 산업적인 관점이 지나치게 부각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 지난 정부에서 반려동물 산업을 신산업으로 육성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을 때, 동물보호단체 등에 서재 검토를 요구했던 것도 바로 이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산업에는 반려동물 ‘생산’ 과 ‘유통’이 중심에 있고, ‘산업 육성’이라는 말 속에는 반려동물이 이익 창출의 수단이라는 개념 이녹아들어있다.더걱정스러운것은새로운시 장으로서 꾸준한 성장을 기대하는 입장이다. 여 기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기르게 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예측, 더 많은 반려 동물을 기르기를 권장하는 듯한 태도가 반영돼 있다.
산업 육성 방안과 전략을 논하기에 앞서 우선 돼야 하는 것은 우리가 기대하는 그 많은 수의 반려동물을 감당 할 만한 준비가 됐는지, 우리가 제대 로 준비하고 있는지부터 돌이켜보는 것이다. 이 미 포화상태인 유기동물 보호소와 이를 유지하기 위해 매해 수백억 원 씩 투입되는 국가예산, 처참 한 광경의 번식장, 한 마리의 개라도 살리고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소진되는 사람들의 노력, 산책 중 배변처리 등 이른바 ‘펫티켓’을 둘러싼 갈등과잦아지는개물림사고,몇마리의개가 번식 되고 팔리는지 파악조차 안 되는 헐거운 제도, 가벼운 처벌 속에서 쉽게 가해지는 동물 학대와 폭력, 동물에 대한 너무나 다양한 도덕적 가치와 상식의 기준.... 제도적인 면 뿐 아니라 사회적 인식, 문화 모든 면을 하나씩 짚어 보면 나아질 길이 묘연하지 않은 것이 없다. 오히려 우리 사회가 감당 할 수 있는 반려 동물수를 이미 한참 전 넘어 버린것은 아닌가 싶다.
“사지 말고 입양 하자는 슬로건은 결과적으로 강아지를 다 없애자는 이야기다. 중성화를 하고 새끼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럼 우리 후세들은 강아지를 키우지 말자는 뜻인가.” 재작년 여름 ‘애니멀피플’의 기획기사 ‘사지마 팔지마 버리지마: 반려산업의 슬픈 실체’에서 옮긴 반려 동물 생산 관련 협회의 말중 일부다. 기사를 읽으며 속으로 ‘네, 그게 낫겠네요.’라고 답하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개를 키우기를 바라시냐’고 되 묻고 싶었다(아마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기사 제목에 ‘키우지 마’ 까지 들어갔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했다(수요와 공급의 우선을 가리자는 말은 아니다). 우리에게는 풀어야 할것들이 이미 많이 있다. 숙제를 애써 무시하며 반려견과 함께하는 행복한 모습만을 그려서는 안된다. 다른 동물종 보다 더오래, 더 긴밀하게 어울려 살아온 개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길 진정으로 원한다면 말이다. | 조혜민
* 기사 전문은 OhBoy! No.109 ‘EAT, HATE, LOVE!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OhBoy! No.109 MAR APR 2021
구매하기EAT, HATE,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