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을 줄이려 애쓰는 기업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양의 쓰레기를 버리며 살까? 우리나라 1인당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연 400kg가량이다. 미국 같은 다른 국가에 비해서는 적은 양이라고 하지만, 최근 10여 년 간 매해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쓰레기를 집 밖에 내놓으면 흔적 없이 사라지는 도시에서 사는 우리 대부분은 자신이 일상에서 얼마만큼의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지를 느끼기가 어렵다. 배달음식을 시켜 먹고 남은 음식물과 일회용 용기, 장을 보고 나면 잔뜩 쌓이는 포장재, 내용물보다 큰 택배박스, 유행이 지나 몇 번 입지 않고 버리는 옷. 지난 일주일만 되짚어 보아도 내가 만드는 쓰레기가 무시할 수 없는 양이라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음에도 말이다. 좋은 물건을 오래 쓰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정확히 분리배출을 하는 개인의 노력도 물론 필요하지만 기업들의 책임도 중요하다. 이전에는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폐기물 관리까지만 신경 썼다면, 이제는 소비자가 사용을 한 후 발생하는 폐기물에 대한 처리까지도 기업의 책임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한시적으로라도 폐기물을 직접 회수하여 활용하는 기업이나 폐기물을 수거, 분류,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찾는 스타트업도 눈에 띈다. 앞으로 진정한 자원순환을 실천하는 사례들이 더욱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E-WASTE
고장나거나 더 이상 가치가 없어 버려지는 전자제품의 문제는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E-Waste(Electronic waste), WEEE(Waste Electrical and Electronic Equipment)라고 불리는 전자폐기물은 전세계적으로 연간 5,000만 톤 이상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대략 한 사람이 7kg을 배출하는 양이다. 물론 국가간 차이도 커서, 일부 선진국에서는 1인당 발생량이 20kg가 넘는다. 더 큰 문제는 그 증가세가 가파르고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술은 확장되고, 전자제품의 종류도 늘고있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는 변화가 빠른 만큼 교체 주기도 상당히 짧다. 이렇게 발생하는 전자폐기물 중 수거, 재활용 되는 비중은 10%대에 그친다. 문제는 제대로 처리되지 않을 경우 인체나 환경에 유해한 성분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납이나 주석은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쓰이고, 수은, 카드뮴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관련 규제가 약하고 노동력이 값싼 개발도상국으로 넘어가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외면할 수 없다. 해당 국가의 지역민들은 금이나 백금, 은, 구리와 같은 고가의 원자재를 추출하기 위해서 기기를 소각하거나 유해한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열악한 환경에 놓인다. 반대로, 전자폐기물을 철저히 수거하고 올바르게 처리한다면 가치있는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광산에서 채굴하는 것보다 경제적이고 특히 희소 금속까지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물론 애초에 전자기기의 내구성을 높이고 수리와 업그레이드가 수월하도록 해서, 가능한 한 오랫동안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Mintit (SK networks) 중고폰 거래 문화 만들기
민팃은 편리하고 투명한 중고폰 거래 문화 조성을 통해 ESG 경영 가치를 키워가는 ICT 리사이클 기업이다. 중고폰 재활용을 통해 폐기물을 감축하는 것은 물론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데에 기여한다. 2019년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기반 비대면 중고폰 매입기인 ‘민팃 ATM’을 출시하고, 전국 대형마트 및 통신 3사 대리점 등 총 5,600여개의 네트워크를 통해 중고폰 리사이클링을 추진하고 있다. 중고폰 판매를 위한 진단과 가격산정 모두 민팃 ATM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쉽고 빠르게 중고폰 판매가 가능하다. 특히 민팃은 중고폰에 남아있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두려움을 해결하는 데에 집중했다. 암호화 알고리즘을 적용해 고객 정보를 복원 불가능 하도록 처리 후, 고객이 안심할 수 있도록 삭제 인증서를 발급한다. 해당 기술은 독일 품질인증 기관 TUV_SUD 본사로부터 개인정보 및 데이터 삭제 기능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 표준 소프트웨어 품질 인증을 받았다. 그렇게 모인 중고폰은 이천에 위치한 민팃 리사이클링 센터에서 업계 최초로 도입된 로봇과 AI를 활용한 자동화 공정을 거쳐 입찰 판매된다. 아직 사용가능한 중고폰은 재사용될 수 있게 하고, 소셜벤처와의 제휴를 통해 중고폰이 보다 가치있게 쓰일 수 있도록 업사이클링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사용이 어려운 폐휴대폰은 파쇄와 제련 과정을 거쳐 주요 광물 자원으로 재순환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환경부, 한국환경공단과 진행하는 캠페인에 이어 올해부터는 ‘탄소중립 실천 포인트제’에도 참여하여 실천을 더욱 독려한다. ‘환경부 폐휴대폰 캠페인 참여하기’를 통해 폐휴대폰을 반납하는 경우, 판매대금 1,000원, 추가로 탄소중립실천포인트 참여를 통해 1,000원을 적립받을 수 있다. 앞으로도 뜻을 함께하는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ICT 기기 리사이클 문화를 선도하고,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창출하는 ‘ICT 리사이클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해 가고자 한다.
FASHION
패스트 패션이 세계적인 트렌드였던 시기를 거치며 화려한 결과물 이면에 패션 산업이 야기하는 사회적, 환경적 문제가 크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열악한 저임금 노동 환경과 막대한 양의 폐기물, 섬유 생산 과정에서 살충제나 제초제로 야기되는 토양 오염, 섬유 염색이나 가공에 쓰이는 화학 물질과 엄청난 양의 물, 합성섬유의 미세플라스틱 문제 등, 유행에 따라 쉽게 사고 빨리 버리는 행동 뒤에 많은 것들이 병들고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깨닫게 됐다. ‘지속가능한 패션’, ‘컨셔스 패션(conscious fashion, 의식 있는 패션)’은 이제 새로운 트렌드이자 거부할 수 없는 기준이 됐다. 패션 기업들은 그동안의 환경적, 사회적 영향을 되돌아보며 소재에서부터 제조 과정 중 사용되는 자원, 생산 환경, 배송과정, 폐기 방법 등 전반에서 새로운 방식을 찾고 있다. 재활용 원사를 사용하거나 친환경 포장재, 업사이클 방식을 도입하는 크고 작은 브랜드가 상당히 늘었고, 글로벌 패션 기업들은 ESG 경영 전략과 더불어 탄소 감축 차원의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하기도 한다. 물론 근본적인 문제는 많은 옷이 생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1인당 옷 구매량은 1980년대에 비해 5배 늘었고, 매년 1,000억 개의 옷이 만들어져 그 중 330억 개는 1년 안에 버려진다. 사람들은 수거함에 옷을 잘 버리면 책임을 다했다 생각하지만 대부분은 감당할 수 없는 쓰레기가 되어 태워지고 지구 어딘가에 산더미처럼 쌓인다. 유행을 타지 않는 옷, 더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 기업이 많아지길 바랄 뿐이다.
Patagonia 책임 경영의 독보적인 롤모델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한다”는 파타고니아의 기업 철학은 소비자들과 타기업의 귀감이 되고 있음에도 비슷한 수준의 철학과 실천을 동반하는 기업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파타고니아의 독보성과 진정성을 증명하는 방증이기도 하다. 등반 장비를 만드는 작은 회사에서 시작해, 엔진이 필요하지 않은 종목인 클라이밍, 서핑, 트레일러닝, 산악자전거 등과 관련한 의류와 제품을 판매한다.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제품을 오랫동안 입을 수 있도록 만들어서 탄소와 쓰레기, 소비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하며, 최대한 내구성을 높이고 ‘Worn Wear(원 웨어)’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이 옷을 오래 입을 수 있도록 돕는다. 원웨어 프로그램은 망가지고 손상된 아웃도어 의류를 다시 고쳐 입을 수 있도록 하는 대표 환경 캠페인으로, 전세계에 걸쳐 다양한 방식으로 지난 40여년 간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는 2013년 더 이상 필요 없는 옷과 장비 수거 캠페인을 시작으로 2015년에 도입됐다. 고객들에게 옷을 수선하는 방법까지 가르쳐주는 수선 서비스,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파타고니아 중고 제품을 파타고니아에서 재구입해 필요한 사람이 살 수 있도록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보상 판매 프로그램, 수명이 다한 제품을 버리지 않고 수거하여 되살리는 재활용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2019년부터 전국 파타고니아 매장과 아웃도어 스포츠 행사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수선 서비스를 진행하고 이를 위해 제작된 차량은 수선작업이 가능하도록 특수 장비와 기능을 탑재하고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로 전력을 공급받는다.
2011년 블랙 프라이데이때 뉴욕 타임즈에 게재한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 광고의 연장선으로, 2020년에는 ‘Buy Less, Demand More(덜 사고, 더 요구하세요)’ 글로벌 캠페인도 진행했다. “소비를 줄이는 행동이 곧 지구를 되살릴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더 적은 소비(Buy Less)’를 통해 새 옷을 만들기 위해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과 각종 폐기물, 물 사용량을 줄이고, 소비자가 기업에게 재활용 제품 생산 및 유기농 원단 사용, 공정 무역 봉제 제품 생산 등을 ‘더 많이 요구(Demand More)’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2016년 블랙 프라이데이 동안 발생한 전세계 매출 100%를 풀뿌리 환경단체에 기부하고, 2019년에는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한 달 간 환경단체에 기부할 천만 달러 기부액을 모금하는 캠페인을 펼쳐 17일 만에 조기 달성하기도 했다.
파타고니아는 환경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소재에도 힘을 쏟는다.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방식으로 재배된 목화가 환경에 해롭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1996년부터 모든 면 제품에 유기농 목화에서 얻은 면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유기농업에 더욱 관심을 갖고 2018년 재생 유기농업에 동참하는 기업 및 전문가와 함께 ‘재생 유기농 연대(Regenerative Organic Alliance, ROA)’를 조직해 높은 수준의 유기농 표준 ‘재생 유기농 인증(ROC)’을 개발했다. 2020년에는 ROC 개발을 통해 만든 ‘재생 유기농 면(Regenerative Organic Cotton, ROC) 컬렉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유기농 인증 단계에 따라 유기 농법으로 전환하는 중인 ‘전환기 면(Cotton in Conversion)’, 생산 과정에서 물을 84% 덜 사용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6%를 감소시키는 ‘인증된 유기농 면(Certified Organic Cotton)’,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최고 수준의 농장에서 생산된 ‘재생 유기 농법 면 파일럿(Regenerative Organic Certification(ROC) Pilot Cotton)’으로 구분된다.
그밖에도 기능은 동일하나 환경에 이로운 원단을 선정하고, 기능이 오래 지속되고 세탁과 관리가 쉬운 제품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93년 버려진 플라스틱 병으로 만든 리사이클 폴리에스터를 적용한 플리스(Fleece)를 처음 출시했고, 최근에는 바다에 버려진 폐그물들을 수거해 만든 ‘넷플러스(Netplus®)’ 소재를 선보였다. 넷플러스는 소셜 벤처 기업 ‘부레오(Bureo)’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소재로, 칠레와 아르헨티나 등 남미의 어촌 공동체에서 그물을 수거, 분류, 세척, 파쇄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부레오는 파타고니아가 설립한 임팩트 투자 펀드 ‘틴 쉐드 벤처(Tin Shed Ventures)’의 첫 투자 기업이기도 하다. 틴 쉐드 벤처는 물 절약 솔루션, 재생 유기 농업, 신재생 에너지 등 총 5개 분야의 9개의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투자 기업을 파타고니아의 협력사로 두고 공급망에 통합해 함께 성장하는 상생모델을 갖추고 있다.
* 기사 전문은 OhBoy! No.120 ‘A BETTER COMPANY’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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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을 줄이려 애쓰는 기업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양의 쓰레기를 버리며 살까? 우리나라 1인당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연 400kg가량이다. 미국 같은 다른 국가에 비해서는 적은 양이라고 하지만, 최근 10여 년 간 매해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쓰레기를 집 밖에 내놓으면 흔적 없이 사라지는 도시에서 사는 우리 대부분은 자신이 일상에서 얼마만큼의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지를 느끼기가 어렵다. 배달음식을 시켜 먹고 남은 음식물과 일회용 용기, 장을 보고 나면 잔뜩 쌓이는 포장재, 내용물보다 큰 택배박스, 유행이 지나 몇 번 입지 않고 버리는 옷. 지난 일주일만 되짚어 보아도 내가 만드는 쓰레기가 무시할 수 없는 양이라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음에도 말이다. 좋은 물건을 오래 쓰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정확히 분리배출을 하는 개인의 노력도 물론 필요하지만 기업들의 책임도 중요하다. 이전에는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폐기물 관리까지만 신경 썼다면, 이제는 소비자가 사용을 한 후 발생하는 폐기물에 대한 처리까지도 기업의 책임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한시적으로라도 폐기물을 직접 회수하여 활용하는 기업이나 폐기물을 수거, 분류,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찾는 스타트업도 눈에 띈다. 앞으로 진정한 자원순환을 실천하는 사례들이 더욱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E-WASTE
고장나거나 더 이상 가치가 없어 버려지는 전자제품의 문제는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E-Waste(Electronic waste), WEEE(Waste Electrical and Electronic Equipment)라고 불리는 전자폐기물은 전세계적으로 연간 5,000만 톤 이상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대략 한 사람이 7kg을 배출하는 양이다. 물론 국가간 차이도 커서, 일부 선진국에서는 1인당 발생량이 20kg가 넘는다. 더 큰 문제는 그 증가세가 가파르고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술은 확장되고, 전자제품의 종류도 늘고있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는 변화가 빠른 만큼 교체 주기도 상당히 짧다. 이렇게 발생하는 전자폐기물 중 수거, 재활용 되는 비중은 10%대에 그친다. 문제는 제대로 처리되지 않을 경우 인체나 환경에 유해한 성분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납이나 주석은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쓰이고, 수은, 카드뮴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관련 규제가 약하고 노동력이 값싼 개발도상국으로 넘어가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외면할 수 없다. 해당 국가의 지역민들은 금이나 백금, 은, 구리와 같은 고가의 원자재를 추출하기 위해서 기기를 소각하거나 유해한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열악한 환경에 놓인다. 반대로, 전자폐기물을 철저히 수거하고 올바르게 처리한다면 가치있는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광산에서 채굴하는 것보다 경제적이고 특히 희소 금속까지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물론 애초에 전자기기의 내구성을 높이고 수리와 업그레이드가 수월하도록 해서, 가능한 한 오랫동안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Mintit (SK networks) 중고폰 거래 문화 만들기
민팃은 편리하고 투명한 중고폰 거래 문화 조성을 통해 ESG 경영 가치를 키워가는 ICT 리사이클 기업이다. 중고폰 재활용을 통해 폐기물을 감축하는 것은 물론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데에 기여한다. 2019년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기반 비대면 중고폰 매입기인 ‘민팃 ATM’을 출시하고, 전국 대형마트 및 통신 3사 대리점 등 총 5,600여개의 네트워크를 통해 중고폰 리사이클링을 추진하고 있다. 중고폰 판매를 위한 진단과 가격산정 모두 민팃 ATM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쉽고 빠르게 중고폰 판매가 가능하다. 특히 민팃은 중고폰에 남아있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두려움을 해결하는 데에 집중했다. 암호화 알고리즘을 적용해 고객 정보를 복원 불가능 하도록 처리 후, 고객이 안심할 수 있도록 삭제 인증서를 발급한다. 해당 기술은 독일 품질인증 기관 TUV_SUD 본사로부터 개인정보 및 데이터 삭제 기능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 표준 소프트웨어 품질 인증을 받았다. 그렇게 모인 중고폰은 이천에 위치한 민팃 리사이클링 센터에서 업계 최초로 도입된 로봇과 AI를 활용한 자동화 공정을 거쳐 입찰 판매된다. 아직 사용가능한 중고폰은 재사용될 수 있게 하고, 소셜벤처와의 제휴를 통해 중고폰이 보다 가치있게 쓰일 수 있도록 업사이클링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사용이 어려운 폐휴대폰은 파쇄와 제련 과정을 거쳐 주요 광물 자원으로 재순환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환경부, 한국환경공단과 진행하는 캠페인에 이어 올해부터는 ‘탄소중립 실천 포인트제’에도 참여하여 실천을 더욱 독려한다. ‘환경부 폐휴대폰 캠페인 참여하기’를 통해 폐휴대폰을 반납하는 경우, 판매대금 1,000원, 추가로 탄소중립실천포인트 참여를 통해 1,000원을 적립받을 수 있다. 앞으로도 뜻을 함께하는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ICT 기기 리사이클 문화를 선도하고,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창출하는 ‘ICT 리사이클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해 가고자 한다.
FASHION
패스트 패션이 세계적인 트렌드였던 시기를 거치며 화려한 결과물 이면에 패션 산업이 야기하는 사회적, 환경적 문제가 크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열악한 저임금 노동 환경과 막대한 양의 폐기물, 섬유 생산 과정에서 살충제나 제초제로 야기되는 토양 오염, 섬유 염색이나 가공에 쓰이는 화학 물질과 엄청난 양의 물, 합성섬유의 미세플라스틱 문제 등, 유행에 따라 쉽게 사고 빨리 버리는 행동 뒤에 많은 것들이 병들고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깨닫게 됐다. ‘지속가능한 패션’, ‘컨셔스 패션(conscious fashion, 의식 있는 패션)’은 이제 새로운 트렌드이자 거부할 수 없는 기준이 됐다. 패션 기업들은 그동안의 환경적, 사회적 영향을 되돌아보며 소재에서부터 제조 과정 중 사용되는 자원, 생산 환경, 배송과정, 폐기 방법 등 전반에서 새로운 방식을 찾고 있다. 재활용 원사를 사용하거나 친환경 포장재, 업사이클 방식을 도입하는 크고 작은 브랜드가 상당히 늘었고, 글로벌 패션 기업들은 ESG 경영 전략과 더불어 탄소 감축 차원의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하기도 한다. 물론 근본적인 문제는 많은 옷이 생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1인당 옷 구매량은 1980년대에 비해 5배 늘었고, 매년 1,000억 개의 옷이 만들어져 그 중 330억 개는 1년 안에 버려진다. 사람들은 수거함에 옷을 잘 버리면 책임을 다했다 생각하지만 대부분은 감당할 수 없는 쓰레기가 되어 태워지고 지구 어딘가에 산더미처럼 쌓인다. 유행을 타지 않는 옷, 더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 기업이 많아지길 바랄 뿐이다.
Patagonia 책임 경영의 독보적인 롤모델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한다”는 파타고니아의 기업 철학은 소비자들과 타기업의 귀감이 되고 있음에도 비슷한 수준의 철학과 실천을 동반하는 기업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파타고니아의 독보성과 진정성을 증명하는 방증이기도 하다. 등반 장비를 만드는 작은 회사에서 시작해, 엔진이 필요하지 않은 종목인 클라이밍, 서핑, 트레일러닝, 산악자전거 등과 관련한 의류와 제품을 판매한다.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제품을 오랫동안 입을 수 있도록 만들어서 탄소와 쓰레기, 소비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하며, 최대한 내구성을 높이고 ‘Worn Wear(원 웨어)’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이 옷을 오래 입을 수 있도록 돕는다. 원웨어 프로그램은 망가지고 손상된 아웃도어 의류를 다시 고쳐 입을 수 있도록 하는 대표 환경 캠페인으로, 전세계에 걸쳐 다양한 방식으로 지난 40여년 간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는 2013년 더 이상 필요 없는 옷과 장비 수거 캠페인을 시작으로 2015년에 도입됐다. 고객들에게 옷을 수선하는 방법까지 가르쳐주는 수선 서비스,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파타고니아 중고 제품을 파타고니아에서 재구입해 필요한 사람이 살 수 있도록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보상 판매 프로그램, 수명이 다한 제품을 버리지 않고 수거하여 되살리는 재활용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2019년부터 전국 파타고니아 매장과 아웃도어 스포츠 행사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수선 서비스를 진행하고 이를 위해 제작된 차량은 수선작업이 가능하도록 특수 장비와 기능을 탑재하고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로 전력을 공급받는다.
2011년 블랙 프라이데이때 뉴욕 타임즈에 게재한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 광고의 연장선으로, 2020년에는 ‘Buy Less, Demand More(덜 사고, 더 요구하세요)’ 글로벌 캠페인도 진행했다. “소비를 줄이는 행동이 곧 지구를 되살릴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더 적은 소비(Buy Less)’를 통해 새 옷을 만들기 위해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과 각종 폐기물, 물 사용량을 줄이고, 소비자가 기업에게 재활용 제품 생산 및 유기농 원단 사용, 공정 무역 봉제 제품 생산 등을 ‘더 많이 요구(Demand More)’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2016년 블랙 프라이데이 동안 발생한 전세계 매출 100%를 풀뿌리 환경단체에 기부하고, 2019년에는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한 달 간 환경단체에 기부할 천만 달러 기부액을 모금하는 캠페인을 펼쳐 17일 만에 조기 달성하기도 했다.
파타고니아는 환경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소재에도 힘을 쏟는다.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방식으로 재배된 목화가 환경에 해롭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1996년부터 모든 면 제품에 유기농 목화에서 얻은 면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유기농업에 더욱 관심을 갖고 2018년 재생 유기농업에 동참하는 기업 및 전문가와 함께 ‘재생 유기농 연대(Regenerative Organic Alliance, ROA)’를 조직해 높은 수준의 유기농 표준 ‘재생 유기농 인증(ROC)’을 개발했다. 2020년에는 ROC 개발을 통해 만든 ‘재생 유기농 면(Regenerative Organic Cotton, ROC) 컬렉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유기농 인증 단계에 따라 유기 농법으로 전환하는 중인 ‘전환기 면(Cotton in Conversion)’, 생산 과정에서 물을 84% 덜 사용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6%를 감소시키는 ‘인증된 유기농 면(Certified Organic Cotton)’,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최고 수준의 농장에서 생산된 ‘재생 유기 농법 면 파일럿(Regenerative Organic Certification(ROC) Pilot Cotton)’으로 구분된다.
그밖에도 기능은 동일하나 환경에 이로운 원단을 선정하고, 기능이 오래 지속되고 세탁과 관리가 쉬운 제품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93년 버려진 플라스틱 병으로 만든 리사이클 폴리에스터를 적용한 플리스(Fleece)를 처음 출시했고, 최근에는 바다에 버려진 폐그물들을 수거해 만든 ‘넷플러스(Netplus®)’ 소재를 선보였다. 넷플러스는 소셜 벤처 기업 ‘부레오(Bureo)’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소재로, 칠레와 아르헨티나 등 남미의 어촌 공동체에서 그물을 수거, 분류, 세척, 파쇄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부레오는 파타고니아가 설립한 임팩트 투자 펀드 ‘틴 쉐드 벤처(Tin Shed Ventures)’의 첫 투자 기업이기도 하다. 틴 쉐드 벤처는 물 절약 솔루션, 재생 유기 농업, 신재생 에너지 등 총 5개 분야의 9개의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투자 기업을 파타고니아의 협력사로 두고 공급망에 통합해 함께 성장하는 상생모델을 갖추고 있다.
* 기사 전문은 OhBoy! No.120 ‘A BETTER COMPANY’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OhBoy! No.120 JAN FEB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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