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테인플루언서’ 신지현과 오보이!의 대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얘기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서스테인플루언서(Sustainfluencer)’ 신지현이 얘기하는 기업의 사회 공헌 사업 이야기. 대기업은 물론 스타트업이나 작은 기업들 역시 사업 초기부터 ESG 체계나 문화를 갖추고 규모를 확장할 때에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신지현과 오보이!의 대담
언론에서 ESG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하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 낯설어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2018년도에 ESG, CSR에 대한 글을 기고하기 시작하면서 낯선 개념이니 어떻게 쉽게 표현을 할까 고민하다 ‘착한 기업의 시대가 온다’라고 제목을 붙였어요. ‘착하다’라는 프레임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쉽게 전달하기 위해 그렇게 했었죠. 그 후에 갑자기 ESG가 붐이 일었어요. 사람들의 관심이 확 모였죠.
이게 확 불이 붙었다 보니까 ESG를 소위 ‘마케팅 툴’로 다뤘던 기업들은 벌써 지겨워하기도 하고, ‘약발이 떨어졌다’라고 생각한다 해야 할까요? 사람들의 관심도 좀 멀어진 것 같고, 이게 효용성이 조금만 떨어져도 금방 관심 밖으로 밀릴 것 같은 불안감이 있어요.
공감해요. ESG가 유행하게 되면서 법무법인이나 회계법인에서 대기업 대상으로 관련 컨설팅을 많이 시작했어요. ‘어려운 개념, 하기 어려운 것, 그래서 대기업이 돈을 많이 써서 컨설팅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포지셔닝 됐어요. 그렇다 보니 일반 사람들이나 작은 기업은 ESG를 다루는 것에 대해 거리감을 느껴요. 정부나 기업이 움직이려면 소비자, 시민의 역할이 중요한데, 시민들이 ESG가 그냥 유행처럼 지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간과해 버리면 안 되거든요. 그런데 확실히 약간 시들해진 듯한 분위기이긴 해요. 하지만 ESG는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고 중요하다는 것을 계속 이야기해야 해요.
제대로 시작도 안 했는데 관심이 줄어든다는 것 자체가 씁쓸하네요.
2011년에는 공유가치창출, CSV(Creating Shared Value)가 유행이었어요. 비즈니스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해야 한다는 개념이고 대유행하면서 대기업 부서명이 CSR에서 CSV로 다 바뀌었죠. 그게 최근에 ESG로 다 바뀌었고요. 사실 이 부서들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도 중요한데, 단순 지원 역할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비즈니스가 치고 나가면 뒤에서 착한 일, 좋은 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정도, 그러니까 아까 얘기처럼 마케팅 정도로 생각되는 경우가 생기는 거죠. ESG나 CSR을 정말 잘하려면 비즈니스 전략 부서와 같이 가야 합니다. 예를 들면, 비즈니스 전환을 하는 기업들이 있어요. ‘오스테드’라고 하는 에너지 기업은 원래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있다가 100% 재생에너지 전환에 성공했어요. 지금 당장은 화석연료가 수익이 되지만 머지않아 그렇지 못할 것이라는, 장기적으로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하려면 지금 전환해야 한다는 통찰력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부서와 연계가 되어야 해요.
유럽은 오래전부터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을 해왔고, 미국 같은 경우는 철저히 상업주의여서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법규 준수 및 기업윤리 통제 시스템)가 굉장히 강력해요. 제가 있었던 IBM만 해도 내부실사팀이 있어서 글로벌을 다니면서 이슈 리스크를 점검하고, ‘유니레버’ 같은 경우는 지구 온도가 2.5도, 그 이상 올라갈 경우 우리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 시뮬레이션하거든요. 선진 기업들에서는 미리 다 준비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ESG라는 용어도 새삼스러울게 없었던 거죠. 우리나라는 후발주자로 이제서야 막 ESG를 시작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반드시 시행착오를 겪으리라 생각해요. 이게 순차적일 수밖에 없는 게, ESG를 해야 하는 배경에는 투자, 규제, 거래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수출을 주로 하는 대기업, 특히 제조업 쪽이 먼저 움직였고, 이제 공급망 순서에 따라 내려오게 되겠죠. 작년에 ‘삼성전자’도 RE100에 가입했어요. 그렇다는 것은 삼성전자의 파트너들도 이제 시작을 할 거라는 얘기예요.
그리고 ESG 안에도 시간 차가 있어요. 주로 ‘E(Environmental)’ 부분이 먼저 움직여요. 느낌적으로 환경 부분이 손에 잘 잡히기 때문이죠. 환경 캠페인 같은 것으로 시작하기도 쉽고요. 작년부터는 ‘S(Social)’ 쪽으로. 그런데 ‘사회공헌’이랑 많이들 헷갈리세요. 사회 부분이 범위가 굉장히 넓거든요. 고용, 노동환경, 인권, 산업안전 부분부터 동반성장이라고 하는 비즈니스 파트너 영역까지 다 포함되고, IT 기업의 개인정보보호도 해당해요. ‘G(Governance)’는 우리나라에서 ‘지배구조’라고 해석을 많이 하는데 그렇게 하면 협소한 표현이 되어버려요. 실제로 대기업 실무자가 저에게 ‘우리는 오너 기업이라 G를 건들지도 못한다’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렇지 않아요. 한국말로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투명한 의사결정 체계’라고 할 수 있어요. 거버넌스에는 준법 경영, 윤리 경영, 컴플라이언스 이런 것들이 다 포함이 되고, 대표적인 우리나라 ESG 평가기관인 ‘한국ESG기준원’에서 ‘E를 잘하기 위해서도, S를 잘 하기 위해서도 G가 필요하다’라고 할 정도로, ESG를 잘하기 위한 근간이 거버넌스예요. E와 S가 잘 작동하도록 체계를 갖추는 게 거버넌스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기업’과 ‘친환경’은 애초에 함께 위치할 수 없는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친환경’이 아니라 ‘환경을 최소로 해치는’이 더 정확한 표현이죠. 그래서 소비자들이 기업 활동 자체, ESG에 대해서도 조금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맞아요. 기업이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이 있기 마련인데 고용 시장이 생기는 것부터 사회에 환원하는 것들까지 긍정적인 것들도 있겠지만 부정적인 것도 있겠죠. 말씀하신 것처럼 영리 창출을 하는 구조에서는 무얼 해도 환경에는 부정적일 거예요. 그렇다면 그것을 상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가장 좋겠죠. ‘H&M’에서 옷을 만들지만 100% 친환경 소재를 쓰겠다고 하는 것처럼, 더 나빠지지 않게, 더 빨리 망가지지 않게 노력하겠다는 게 솔직한 얘기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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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테인플루언서’ 신지현과 오보이!의 대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얘기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서스테인플루언서(Sustainfluencer)’ 신지현이 얘기하는 기업의 사회 공헌 사업 이야기. 대기업은 물론 스타트업이나 작은 기업들 역시 사업 초기부터 ESG 체계나 문화를 갖추고 규모를 확장할 때에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신지현과 오보이!의 대담
언론에서 ESG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하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 낯설어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2018년도에 ESG, CSR에 대한 글을 기고하기 시작하면서 낯선 개념이니 어떻게 쉽게 표현을 할까 고민하다 ‘착한 기업의 시대가 온다’라고 제목을 붙였어요. ‘착하다’라는 프레임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쉽게 전달하기 위해 그렇게 했었죠. 그 후에 갑자기 ESG가 붐이 일었어요. 사람들의 관심이 확 모였죠.
이게 확 불이 붙었다 보니까 ESG를 소위 ‘마케팅 툴’로 다뤘던 기업들은 벌써 지겨워하기도 하고, ‘약발이 떨어졌다’라고 생각한다 해야 할까요? 사람들의 관심도 좀 멀어진 것 같고, 이게 효용성이 조금만 떨어져도 금방 관심 밖으로 밀릴 것 같은 불안감이 있어요.
공감해요. ESG가 유행하게 되면서 법무법인이나 회계법인에서 대기업 대상으로 관련 컨설팅을 많이 시작했어요. ‘어려운 개념, 하기 어려운 것, 그래서 대기업이 돈을 많이 써서 컨설팅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포지셔닝 됐어요. 그렇다 보니 일반 사람들이나 작은 기업은 ESG를 다루는 것에 대해 거리감을 느껴요. 정부나 기업이 움직이려면 소비자, 시민의 역할이 중요한데, 시민들이 ESG가 그냥 유행처럼 지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간과해 버리면 안 되거든요. 그런데 확실히 약간 시들해진 듯한 분위기이긴 해요. 하지만 ESG는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고 중요하다는 것을 계속 이야기해야 해요.
제대로 시작도 안 했는데 관심이 줄어든다는 것 자체가 씁쓸하네요.
2011년에는 공유가치창출, CSV(Creating Shared Value)가 유행이었어요. 비즈니스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해야 한다는 개념이고 대유행하면서 대기업 부서명이 CSR에서 CSV로 다 바뀌었죠. 그게 최근에 ESG로 다 바뀌었고요. 사실 이 부서들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도 중요한데, 단순 지원 역할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비즈니스가 치고 나가면 뒤에서 착한 일, 좋은 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정도, 그러니까 아까 얘기처럼 마케팅 정도로 생각되는 경우가 생기는 거죠. ESG나 CSR을 정말 잘하려면 비즈니스 전략 부서와 같이 가야 합니다. 예를 들면, 비즈니스 전환을 하는 기업들이 있어요. ‘오스테드’라고 하는 에너지 기업은 원래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있다가 100% 재생에너지 전환에 성공했어요. 지금 당장은 화석연료가 수익이 되지만 머지않아 그렇지 못할 것이라는, 장기적으로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하려면 지금 전환해야 한다는 통찰력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부서와 연계가 되어야 해요.
유럽은 오래전부터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을 해왔고, 미국 같은 경우는 철저히 상업주의여서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법규 준수 및 기업윤리 통제 시스템)가 굉장히 강력해요. 제가 있었던 IBM만 해도 내부실사팀이 있어서 글로벌을 다니면서 이슈 리스크를 점검하고, ‘유니레버’ 같은 경우는 지구 온도가 2.5도, 그 이상 올라갈 경우 우리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 시뮬레이션하거든요. 선진 기업들에서는 미리 다 준비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ESG라는 용어도 새삼스러울게 없었던 거죠. 우리나라는 후발주자로 이제서야 막 ESG를 시작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반드시 시행착오를 겪으리라 생각해요. 이게 순차적일 수밖에 없는 게, ESG를 해야 하는 배경에는 투자, 규제, 거래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수출을 주로 하는 대기업, 특히 제조업 쪽이 먼저 움직였고, 이제 공급망 순서에 따라 내려오게 되겠죠. 작년에 ‘삼성전자’도 RE100에 가입했어요. 그렇다는 것은 삼성전자의 파트너들도 이제 시작을 할 거라는 얘기예요.
그리고 ESG 안에도 시간 차가 있어요. 주로 ‘E(Environmental)’ 부분이 먼저 움직여요. 느낌적으로 환경 부분이 손에 잘 잡히기 때문이죠. 환경 캠페인 같은 것으로 시작하기도 쉽고요. 작년부터는 ‘S(Social)’ 쪽으로. 그런데 ‘사회공헌’이랑 많이들 헷갈리세요. 사회 부분이 범위가 굉장히 넓거든요. 고용, 노동환경, 인권, 산업안전 부분부터 동반성장이라고 하는 비즈니스 파트너 영역까지 다 포함되고, IT 기업의 개인정보보호도 해당해요. ‘G(Governance)’는 우리나라에서 ‘지배구조’라고 해석을 많이 하는데 그렇게 하면 협소한 표현이 되어버려요. 실제로 대기업 실무자가 저에게 ‘우리는 오너 기업이라 G를 건들지도 못한다’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렇지 않아요. 한국말로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투명한 의사결정 체계’라고 할 수 있어요. 거버넌스에는 준법 경영, 윤리 경영, 컴플라이언스 이런 것들이 다 포함이 되고, 대표적인 우리나라 ESG 평가기관인 ‘한국ESG기준원’에서 ‘E를 잘하기 위해서도, S를 잘 하기 위해서도 G가 필요하다’라고 할 정도로, ESG를 잘하기 위한 근간이 거버넌스예요. E와 S가 잘 작동하도록 체계를 갖추는 게 거버넌스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기업’과 ‘친환경’은 애초에 함께 위치할 수 없는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친환경’이 아니라 ‘환경을 최소로 해치는’이 더 정확한 표현이죠. 그래서 소비자들이 기업 활동 자체, ESG에 대해서도 조금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맞아요. 기업이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이 있기 마련인데 고용 시장이 생기는 것부터 사회에 환원하는 것들까지 긍정적인 것들도 있겠지만 부정적인 것도 있겠죠. 말씀하신 것처럼 영리 창출을 하는 구조에서는 무얼 해도 환경에는 부정적일 거예요. 그렇다면 그것을 상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가장 좋겠죠. ‘H&M’에서 옷을 만들지만 100% 친환경 소재를 쓰겠다고 하는 것처럼, 더 나빠지지 않게, 더 빨리 망가지지 않게 노력하겠다는 게 솔직한 얘기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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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Boy! No.120 JAN FEB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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