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을 위해] 그녀의 얘기를 들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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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해, 미래를 위해, 변화를 위해 행동하는 여성 30인의 메시지

청년 환경 운동가 오연재

어린 시절 제가 사랑하는 성미산 잣나무숲을 지키기 위해 행동했던 적이 있어요. 잘려 나갈 위기에 처한 나무들을 친구들과 끌어안고 노래를 불렀어요. 결국 잣나무들이 모두 베어지고 제가 지키려고 했던 숲은 사라져 버렸죠. 그 자리에는 건물이 지어졌어요. 그때부터 저는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많은 이들의 연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저는 사라질 위기에 처한 존재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했어요. 실제로 케이블카 사업으로 사라질지도 모르는 설악산, 도로 확장 공사로 나무들이 잘려 나가는 제주 비자림로, 산불로 수천 그루의 나무가 타버린 강릉의 산에 방문해 그곳의 소식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자본의 논리로 처참히 죽임당하는 존재들을 위해 더 크게 외치고 행동했어요. 사랑하는 숲과 바다가 파괴되고 나무와 돌고래가 사라져가는 것은 저에게 상실감뿐만 아니라 큰 위기감을 안겨 주었어요. 최근 국내외 할 것 없이 대형 산불이 잦아지고 태풍과 폭염, 장마와 같은 이상기후가 심화되고 있는데 이 위기들은 모두 인간에 의해 발생된 재난이죠. 지금 우리는 지구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들과의 상호연결성에 대해 살펴보고, 지구공동체가 직면한 위기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 깊이 생각해봐야 해요.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변화를 위해 기꺼이 용기를 내어 직접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가야 해요. 사랑한다면 행동합시다!

오연재 /청년환경운동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느끼며 ‘청소년기후행동’에서 환경운동을 했다. 현재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에서 지구공동체가 처한 위기를 알리고 사랑하는 존재들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변호사 전현정

20여 년간 판사를 했고 변호사 활동을 시작한 지는 5년 정도 됐습니다. 변호사로서의 경험과 경력이 굉장히 짧은 상태였는데도 우연히 한국여성 변호사회 생명가족윤리특별위원회 위원장, 대한변호사협회 양성평등센터장과 같은 역할을 맡게 되었고, 성실하게 주어진 일을 하다 보니 관심사도 자연스럽게 넓어진 것 같아요. 미혼부, 비혼 여성이 겪는 법적 제약이라든지, 로펌 업계에서 여성이 겪는 어려움을 알게 되면서 관련 이슈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특히 요즘 관심이 있는 분야는 ‘고령사회’, ‘노인’에 대한 문제에요. 노인은 우리 사회의 약자 중 하나이고, 우리 사회가 빠르게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대상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우리는 누구나 다 노인이 되잖아요. 지금 노인의 대부분은 시설이나 병원에서 삶을 마무리하는데, 그렇지 않고 그들이 살던 삶의 터전에서 나이 들어가고 존엄하게 삶을 마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요. 그러려면 의료나 복지 분야에서 제도적인 뒷받침도 갖춰져야 하고, 가능하다면 집에서 노년을 보내는 것이 좋다는 인식도 많아져야겠죠. 이뿐 아니라 우리가 조금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고려해 보아야 할 주제는 굉장히 많아요. 각자가 공동체를 생각하며 관심이 가는 분야에 대해 한 가지씩 고민하고 활동을 이어간다면 조금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전현정 /변호사 1993년 판사 임관 후 기업법, 증권법, 금융법, 가족법에 관한 사건을 많이 다루었고 2016년부터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법무법인 케이씨엘 고문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래퍼 슬릭

페미니즘을 접한 것은 제 삶을 바꿔 놓은 사건이었어요. 오래도록 내 안에서 정의되지 않았던 슬픔과, 내가 잘못된 것 같고 세상의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인 것 같다는 부정적이고 막연한 감정들이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알게 된 거죠. 그 후로도 계속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있고, 특히 교차성 페미니즘을 알게 되면서 여성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소수자들에게도 관심을 갖게 됐어요. 비거니즘에 관심을 갖고 실천하게 된 것도 소수자에 대한 감수성과 연결된 것 같아요. 이전에도 저는 제 삶에 대한 노래를 만드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를 통해 깨닫게 된 모든 것들이 자연스레 노랫말이 됐어요. 그러다 보니 제 노래를 필요로 하는 곳도 더 많이 생긴 것 같아요. 거기에서 ‘슬픈 사람들의 흥’, ‘즐거움에 끼지 못하는 사람들의 즐거움’을 담당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이 세상에 이미 많은 노래가 있고, 지금도 많은 노래가 만들어지고 있잖아요. 음악을 하면서 ‘내 노래는 어디에 쓰일까?’가 항상 고민이었는데, 제 노래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정말 좋고 기쁘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나와 다른 존재를 ‘인식’하는 정도에 머물고 있는 것 같아요. 여기에서 나아가 ‘가부장 자본주의’라는 룰, 그 울타리 밖에 있는 사람들이 차별을 받거나 소외되지 않고 우리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단계로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슬릭 /래퍼 래퍼이며 비건, 페미니스트. “한국 힙합을 소비하고 만드는 사람들이 차별과 폭력을 ‘솔직함’이라는 말로 포장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소외 받는 존재들의 편에 서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 기사 전문은 OhBoy! No.118 ‘LISTE TO HE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OhBoy! No.118  SEP OCT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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