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유리장 뒤에 숨겨진 반려동물 산업의 어두운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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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철순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이곳. 화려한 인테리어와 밝은 조명으로 꾸며진 이곳은 벽을 따라 진열장이 오와 열을 맞춰 세워져 있다. 진열장에는 다양한 상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진열장 상단 혹은 하단에는 상품명과 상품제조일자, 가격 등이 표기되어 있다. 때로는 상품이 오랜기간 판매되지 않거나, 하자가 있을 경우 할인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하며, 계산할 때 제휴카드를 사용 시 추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곳은 편의점 혹은 슈퍼마켓이 아니다. 살아있는 생명이 마치 물건처럼 거래되는 펫샵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투명한 유리장에 진열되어 있는 강아지의 모습에 현혹되어 지나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편의점 혹은 슈퍼마켓을 둘려보듯 쇼핑을 즐긴다. 이곳에 있는 강아지들은 모두 번식장에서 왔다. 검은 비닐로 뒤덮인 번식장 하우스에는 햇빛한 줄기, 바람 한 점 들지 않는다. 반 평도 되지 않는 녹슨 철장 안에 갇힌 동물들의 짖음은 끊이지 않고, 그 안에서 분뇨 냄새는 진동한다. 이들이 살아있는 유일한 이유는 교배와 출산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모견은 새끼를 건강히 출산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고통 속에서 출산한 사랑스러운 새끼들은 짧으면 한 달, 길어도 두달이 되지 않아서 빼앗긴다. 이 과정은 이들이 출산할 수 없는 폐견이 되어 버림받을 때까지 계속해서 반복된다. 평생을 이러한 환경에 노출된 개들은 자연스럽게 수많은 질병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끝없는 임신과 출산을 반복한 개들은 유선종양 등 호르몬과 관련된 질병을 앓는다. 또 진드기나 각종 피부병, 구강질환 등은 기본이고 심장사상충 감염이나 탈장, 심장질환, 슬개골 탈구 등의 건강문제를 겪으면서도 치료받지 못해 계속 고통받아야 한다.


이 같은 비극은 미적 기준만으로 동물을 선택하는 인간으로부터 비롯된다. 보다 작은 체구와 짧은 다리, 길고 풍성한 털 등 단순히 외모를 기준으로 동물에게 경제적 가치를 매길 경우, 해당 외모의 견종을 대량 생산하기 위한 공장식 번식업을 장려할 수밖에 없다. 또 그 과정에서 기준에 맞지 않는 개들은 버려지거나, 식용으로 판매되는 또 다른 비극을 초래한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특정 혈통과 품종의 고집은 유전질환을 유발하고, 이로 발생하는 건강문제와 줄어드는 수명으로 더 많은 생명이 고통받는다는 것이다. 


동물의 권리가 보다 보편적인 가치로 확장되면서 반려동물의 복지 수준 역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는 생명을 물건처럼 다루는 번식장 그리고 연계되어 있는 펫샵은 셀 수 없이 많고, 생명의 상품화로 학대와 착취당하는 동물들은 더 많다. 법과 정책적 제도의 정비와 함께 동물을 단순히 미적 기준으로 평가하지 않는 사회적 행동이 필요하다


* 기사 전문은 OhBoy! No.117 ‘LIFE’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OhBoy! No.117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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