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people will change the world after 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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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이가 생각하는 ‘착한 사람’의 정의에 가장 가까운 사람들

세상이 그들을 어떻게 판단하고 평가하든 오보이는 결국 착한 사람들이 변화시킬 세상의 가능성을 믿는다. 하지만 여기 짚고 넘어가야 할 질문이 하나 있다. 과연 어떤 사람이 착한 사람인가? 착한 사람을 정의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이 모호하고 논쟁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만난 사람들이 있다. 언제나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다. 하지만 아주 드물게 세상에는 ‘나’ 이외의 어떤 것, 즉 타인과 약자의 위치에 있는 모든 생명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 신념을 실천하는 이들이 있다. 자신의 시간과 재능, 돈과 마음을 기꺼이 타인과 약자, 그리고 말 없는 생명들을 위해 기꺼이 내어주는 사람들. 오보이가 생각하는 ‘착한 사람’의 정의에 가장 가까운 사람들. 순수하고 이타적인 동기와 행동이 증명하는 더 나은 세상으로의 한 걸음.


김주완 기자 | 제인 구달 | 배우 최강희 | 진 바우어 | 디프다제주 변수빈 | 돌고도네이션 이승환 | 온기우편함 조현식 | 영화감독 박이윤정 | 모비 | 그레이프랩 김민양 디자이너 | 청년밥상문간 이문수 신부 | 유한킴벌리 | 최승원 CJ대한통운 | 배경진 동물권 활동가 | 교황 프란치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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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완 | 기자

누군가는 평생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내어주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삶을 오랫동안 기록해 온 이가 있다. 그는 그들을 영웅으로 치켜세우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담히 담아왔다. 이타적인 사람들을 쫓아온 시간은 자연스레 자신의 삶의 태도가 되었고, 이제는 그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그렇게 그는 이 시대의 어른을 이야기하는 또 한 명의 어른이 되었다.


‘과거 악행을 발굴하는 데에 관심이 있었지만 좋은 분을 찾아내어 널리 알리는 것도 유용한 일이라 느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좋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세상에 어떠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언론 본연의 역할은 권력을 감시, 비판, 고발하는 일입니다. 저도 기자 시절 내내 그 역할에 충실하고자 했습니다. 제 첫 책의 제목이 <토호세력의 뿌리>(2005)였으니까요. 그러던 중 2010년 편집국장을 맡아, 평범하지만 성실하게 살고 있는 이웃들의 삶을 취재, 보도하는 과정에서 그런 따뜻한 기사가 훨씬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사실을 독자 반응을 통해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 또한 권력감시 못지 않은 언론의 역할이라 생각하게 되었죠. 더 확실한 계기는 2015년 <풍운아 채현국>이란 책을 펴낸 일이었습니다. 책을 통해 선생의 선한 영향력이 전국으로 확산되어 가는 걸 실제로 확인하면서 생각이 더 굳어졌고, 김장하 선생에 대한 취재로 이어졌습니다.

긴 시간 동안 김장하 선생을 염두에 두고 취재하는 과정이 자신의 삶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여러 차례 말한 바 있다. 가치관이나 일상, 사람을 대하는 태도 등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나? 제가 감명 깊었던 건, 선생이 누구에게 얼마를 지원했느냐보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였습니다. 약자에게 따뜻하고 강자에겐 단호했으며, 어리다고, 힘이 약하다고, 가난하다고, 여자라고 차별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선생을 보고 제가 가장 부끄러웠던 게 있습니다. 내 맘대로 어떤 상대를 무능하거나 머리가 나쁘다고 여겨 업신여기거나 몰아붙여 망신을 준 일들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회사 후배들에게 “이것도 이해 못해? 너 돌대가리냐?”라는 막말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저의 이런 말과 행동이 장애인 차별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이번호의 주제는 ‘이타적인 사람’이다. ‘이타적인 사람’이란 어떤 사람이며 우리는 어떻게 ‘이타적인 사람’이 될 수 있나? 김장하 선생의 삶이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에 나오는 알프레드 아들러의 가르침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리학자인 아들러는 인간이 느끼는 가장 높은 단계의 행복을 ‘공헌감’이라는 단어로 설명하더군요.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느낌, 그것이 가장 큰 행복을 준다는 겁니다. 선생의 삶을 기록한 <줬으면 그만이지>에는 돈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일곱 가지 보시(무재칠시)의 방법이 나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건 나의 이익을 버리고 남을 위하는 행위가 아니라 그것이 곧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순진하고 게으른 생각일지 모르지만 오보이는 결국 ‘착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착한 사람의 의미 자체에는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지속적으로 착한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어떤 사람이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또 스스로를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김장하 선생은 ‘평범한 사람들이 세상을 지탱하고 있다’고 말씀하셨죠. 채현국 선생은 ‘남의 불행을 이용하는 장의사적인 삶과 남과 함께하는 산파적 삶’을 이야기하셨고요. 두 선생의 말처럼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우리사회에는 훨씬 많고 그런 분들이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세상이 지탱되고 있고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김주완 | 1990년 우연히 지역주간지 <남강신문>(현 진주신문)에서 기자로 일하던 중 진주에서 일어난 한 시국사건이 전국 언론에 왜곡되는 과정을 목격하며 평생 지역신문 기자로 살기로 마음을 먹고 30여 년을 보냈다. <경남도민일보> 창간 작업에 참여한 후, 시민사회부와 자치행정부 기자로 살다 편집국장을 거쳐 출판미디어국장, 전무이사를 지냈다. 평생 삶의 지표처럼 여겼던 김장하 선생을 취재하며 책 <줬으면 그만이지>를 쓰고,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에 출연했다. 현재 <김주완TV>를 비롯 여러 SNS를 통해 시대의 메시지를 전하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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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구달 | 동물행동학자 환경운동가

평생 한 가지 질문, 인간이 아닌 존재를 이해하려는 마음은 숲을 향했고, 침팬지를 향했고, 결국 지구 전체를 향하게 되었다. 제인 구달은 자연을 연구한 과학자인 동시에 모든 생명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가장 오래, 가장 꾸준히 이야기해 온 사람이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거대한 행동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선택에서 시작된다고 믿는 그의 삶은 ‘착함’이 이상이 아니라 실천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세상에는 거의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는 3가지 문제들이 있습니다. 지금 현재에는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지만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반드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첫째로 도시와 떨어진 시골에 사는 많은 사람들은 너무나 가난해서 자신의 주변 환경을 끊임없이 파괴하며 살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나머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전혀 지속가능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인구는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 재앙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연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경제발전을 무한정으로 하려고 하면 결국은 파멸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아주 간단한 논리입니다.

우린 이제 변해야 합니다. 제가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이런 환경문제 또는 침팬지를 비롯한 생물들이 사라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면 젊은이들은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아 보입니다. 대개는 무관심하거나 또는 굉장히 화가 나서는 도대체 왜 이런 세상이 되어버렸느냐고 화를 내기도 합니다. 제가 그러한 젊은이들과 이야기를 시작하면 그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얘기하곤 합니다. 위 세대의 어른들이 우리의 미래를 저당 잡아 이렇게 환경을 망가뜨려 놓았다며 너무나 화가 난다고 말입니다.

지금 이 강연장에 있는 어린아이들을 내려다보면서 제가 그들과 같은 나이였을 때를 돌이켜봅니다. 우리가 어떻게 그들의 삶의 터전을 이렇게까지 망가뜨리게 되었는지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상할 뿐입니다. 하지만 절대로 늦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뿌리와 새싹 운동이 21년 전부터 시작된 이유입니다. 1991년 탄자니아에서 12명의 학생들로 시작한 이 운동은 이제 132개국의 모든 연령층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치원생에서부터 대학생 모임은 물론 어른들 모임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뿌리와 새싹이 전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아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사는 매일의 삶이 지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합니다. 뿌리와 새싹이 이렇게 빨리 자라는 이유는 젊은 친구들이 스스로 활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들어주고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면 그들은 달리기 시작합니다. | 이화여대 대중강연 전문 중에서

*이 내용은 2014년 오보이! 53호 제인 구달 박사 기사의 일부를 수정, 발췌한 것입니다. photo by 김현성


제인 구달 | 10살 때부터 아프리카에 가서 동물들과 살며 책을 쓰겠다는 꿈을 꿨던 제인 구달은 불과 23살의 나이에 가족, 친구들과 헤어져 케냐로 떠났다. 그리고 그 여정은 50년 넘게 계속되었다. 모두가 그녀에게 실현 가능한 꿈을 꾸라고 조언할 때, 그녀의 어머니는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하고 기회를 잡아 결코 포기하지 않으면 길이 생길 것’이라고 그녀를 응원했다. 학위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나이에 연필, 노트, 열정만 가지고 침팬지 연구를 시작한 그녀는 지금 이 시대 가장 유명한 동물학자이자 세계적인 환경운동가가 되었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환경 파괴에 대해 전세계 사람들에게 알리며 환경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 1980년대 말, 그녀는 자연 보호와 환경 문제에 스스로를 헌신하기 위해 자신의 과학적 업적 조차도 포기하고 1년에 300일 이상을 세계 곳곳을 다니며 강연과 캠페인을 진행했다. 사람들이 지속 가능하고 환경 친화적인 삶을 선택함으로써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에 깊은 확신을 가졌던 그녀는 너무 늦기 전에 다음 세대를 위해, 환경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남긴채 이제는 고인이 되었지만 지속적으로, 더 강한 잔상으로 남아 후세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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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식 | 온기우편함

그는 세상 어딘가에 따뜻한 말 한마디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작은 우편함 하나를 세상에 놓았다. 그렇게 시작된 온기우편함은 10년째 수많은 고민과 답장을 품으며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있다. 온기를 받은 사람이 다시 누군가에게 온기를 전하는 모습을 보면 세상을 바꾸는 힘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서로를 향한 작은 다정함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온기우편함’을 통해 누군가가 내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위로가 되는 것 같다. 작은 관심과 다정함이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나? 위로의 힘은 ‘혼자가 아니라는 마음을 느끼는 것’이고 온기우편함도 이 지점에서 시작했어요. 우연히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을 읽고, 책 내용을 현실로 만든 것이 온기우편함입니다. 익명으로 고민을 보내면, 손편지로 답장을 전하는 우편함. 작은 프로젝트로 시작한 활동을 10년째 지속해오고 있어요. 최근에 우편함을 보육원에 설치해 아이들의 소원과 고민을 받아 소원 선물까지 구매해 함께 전하고 있는데 그중 한 아이가 “밤에 잠드는 게 무서워요. 모두 함께 있지만 눈 감는 게 무서워요. 안고 잘 수 있는 저만의 인형이 있으면 좋겠어요.”라는 편지를 보냈어요. 토끼 인형과 함께, 어떤 밤이라도 너를 지켜주는 힘을 가진 이 편지를 함께 보낸다고 적어 보육원으로 보냈어요. 편지를 받은 아이가 매일 밤 인형을 꼭 안고 편지를 침대 머리맡에 두고 잔다는 이야기를 전해줬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아이에게는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답해 준 것이 처음일 수 있다는 사실이 마음 아팠고, 더 많은 도움을 주지 못 한 미안함이 컸던 것 같아요. 이 작은 관심과 다정함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 하지만, 그 사람이 사는 세상은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많은 ‘온기우체부’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타인을 위해 시간과 마음을 내어 답장을 쓰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누군가 나와 같이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인 것 같아요. 온기우체부분들 중 많은 분들이 온기우편함에 고민을 보내고 답장을 받은 분들이에요. 위로를 받아, 누군가에게 이 위로를 돌려주고 싶은 분들이라고 해야 할까요. 사실 편지를 쓰는 일이 쉽지 않아요. 매주 2시간씩 익명의 누군가를 위해 시간을 쓰고, 이 편지를 받는 사람이 조금은 괜찮기를, 오늘 하루 이 편지가 작은 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요. 어떻게 이렇게 꾸준히 함께해 주실 수 있을까 저희 우체부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 일을 하는 게 당연하다는 말씀을 하세요.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도움을 받았고, 그래서 이 사랑을 누군가에게 전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죠. 그리고 편지를 쓰시며 마음이 가득 찬다는 말씀을 하세요. 누군가에게 위로를 전하기 위해 쓴 편지가 나에게 위로가 되기도 하고, 온기를 전했다는 뿌듯함을 느끼신다고 말이죠.

오보이는 결국 ‘착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으며 지속적으로 착한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어떤 사람이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착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제가 생각하는 착한 사람은 따뜻한 시선을 가진 사람인 것 같아요. 온기를 해오며 제가 가진 차가운 시선을 느낄 때가 있었어요.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부정적인 감정부터 갖고는 했는데, 온기우편함에 도착하는 편지들을 보며 제가 알 수 없는 수많은 이유와 상황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어떤 상황에 의해 깊은 내면에 자리잡은 감정들과, 이 감정이 만들어낸 말과 행동들이 있던 것이죠. 아직 부족하지만, 이제는 “그럴 수 있어.”라는 마음을 먼저 가지려 노력해요. 이 마음이 따뜻한 시선이 아닐까 싶어요. 착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고 믿어요. 저희 온기우체부들이 그 예시라고 생각해요. 고민을 보내고 답장을 받은 한 사람이 온기우체부가 돼 누군가에게 위로를 전하고, 이 위로를 받은 사람이 다시 온기우체부가 돼요. 먼저 사랑을 받아보면, 이 사랑을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럼 이 사랑을 전하는 사람은 착한 사람들이지 않을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온기를 받아 온기를 전하는 착한 사람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따뜻해질 수 있다고 믿어요.


조현식 | 익명의 고민에 익명의 답장을 전하는 ‘온기우편함’을 운영하고 있다. 2017년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고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삼청동에 첫 번째 온기우편함을 설치했고 현재 전국 곳곳으로 자리를 넓혔다. 온기우편함을 통해 고민이 담긴 편지가 도착하면 ‘온기우체부’들이 정성껏 답장을 써 보내는데, 청년부터 시니어까지 약 1,000명의 온기우체부가 활동을 하는 중이다. 작은 다정함이 한 사람을 지킬 수 있다고 믿으며 ‘누구나 따뜻한 말 한마디를 나누는 게 당연한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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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 배우

표정과 말투, 행동 하나하나에서 ‘착한 사람’이라는 수식어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사람, 자신과 가장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업계에서 큰 발자취를 남겼지만 카메라가 꺼지면 그 어떤 이들보다도 더 소박하고 자유롭고 상냥한 사람, 카메라 앞에서는 배우로 살아가지만, 현실에서는 꾸준히 봉사 현장을 찾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정성과 마음을 보태는 사람. 최강희는 오보이와 함께 화보를 만들었고, 오보이가 주최하는 기부 행사 ‘언셀프(UNSELF)’에도 3년째 한결같이 함께하고 있다. 선행을 특별한 일처럼 말하지 않고, 그저 해야 할 일을 하듯 묵묵히 실천하는 그의 모습에서 ‘착한 사람’보다 더 적합한 표현을 떠올릴 수가 없다.


환경문제에 대해서도 꾸준히 관심 갖고 있다. 특히 요즘 문제라고 느끼는 것, 공유하고 싶은 주제가 있나? 환경에 대해서는 정말 관심이 많아요. 하는 것은 없지만요. 나아 진 것은 없어요. 10년 전에도 자기 컵 갖고 다니는 것 정도 밖에 못했는데 지금도 그래요. 저보다 나은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거의 모든 사람은 비슷한 것 같아요. 자기 편의를 위해 살고 후일은 별로 생각을 안 하게 돼요. 문제인 것은 알지만 당장 필요한 것들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예뻐야 하고, 마셔야 하고, 써야 하기 때문에 줄일 생각은 없는 거예요. 그런 것에 대해 어떻게 얘기를 전하면 좋을까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제가 아직까지는 유명인으로서 전달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요새 관심 갖게 된 것은 옷이에요. 진짜 많은 옷들을 사게 되고 진짜 많은 옷들을 안 입게 되잖아요. 아마 지금 제가 입고 있는 것 중에 산 것이 하나도 없을 걸요? 다 누가 입다가 준 것이에요. 요즘 옷을 사지 않고 있어요. 입을만한 옷 조금만 빼고 옷장을 다 비웠어요. 옷이 많으면 많을수록 입을 옷이 없어요. 사면 살수록 사고 싶고, 쓰면 쓸수록 쓰고 싶다는 걸 알게 됐어요. 매체를 다루시는 분들이 오래 옷을 입는 게 멋있는 거라고, 고쳐 입고 기워 입는 게 멋진 거라고 많이 얘기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많은 사람들이 알게되고 따라가게 되니까요. 하나라도 알기만 하지 않고 생각해보고 해보는 게 많이 수고스럽지만, 그렇게 살고 싶어요. 또 그렇게 살다 보면 더 관심이 많아지기 때문에 하나라도 시작하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이 중요하다’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직업적으로 스스로의 영향력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는 것 같다. 내가 잘못할 수도 있고, 나의 행동이 의도치 않게 왜곡될 수도 있다. 또 나는 정말 좋은 뜻으로 생각했는데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되는 경우도 있다. 배우로서 영향력을 생각했을 때 어떤 점이 가장 고민되나?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잖아요. 제가 범법은 안 하는 것 같긴 한데, 뭐, 할 수도 있죠. 신호를 어길 수도 있고 무단횡단을 할 수도 있고요. 가끔 민감하게 생각해보면 내가 말한 것과 다른 내 모습이 나타날 때가 있는데, 좀 싫어요. 오히려 그런 부분에 주의를 하고 살면 행복해요. 자동차에 ‘나는 최강희다’라고 써서 달린다고 생각해보시면 행동이 되게 달라질 거 아니에요. 그런 상상을 해봐요. 그래도 누가 되지 않을 만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렇게 한다는 가정을 했을 때 자신은 없어요. 누구나 다 그럴 것 같아요. 그래도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려고 해요.

오히려 부담이 되고 힘들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좋다. 그렇게 살아서 피곤하기도 하지만 행복하고 재미있기도 해요. 몰랐다면 제가 정말 소름 끼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다 싶거든요. 그게 공인의 장점인데,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비춰지면서 저의 안팎을 보며 살다 보니까 더 가꾸게 돼요. 쉽게 말해서 욕먹을 것을 생각하게 되잖아요. 저는 사람들이 사람들을 비난할 때 제일 속상한데, ‘왜 나는 아닐 거라고 생각하지?’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요. 누구나 사람은 충분히 이상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사람이라는 게 군중심리라는 것도 있고, 잘못된 것에 세뇌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되기도 하잖아요. 그렇다고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옹호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자기 자신을 더 살펴보고, 정신을 잘 관리하고, 주의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끔은 누가 본다고 생각하면서 살아봐도 괜찮을 것 같아요. 불편하기 보다는 재미있고 기분 좋을 수 있어요.

* 이 글은 2021년 오보이! 108호의 인터뷰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photo by 김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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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 돌고도네이션

그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선하다고 믿는다. 다만 그 마음을 행동으로 옮길 기회가 부족할 뿐. 그래서 누구나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참여할 수 있는 기부 플랫폼을 만들고 사람들의 작은 선의를 모아왔다. 스스로를 ‘착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그는, 기부 또한 누군가를 돕는 행위 이전에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으로 여긴다. 오늘도 사람들의 선한 마음이 서로를 향해 흐를 수 있도록 길을 만드는 중이다.


“나는 착한 사람이 아니라 착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고, 누구나 착해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착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도 궁금하다. 건강하기 위해 운동을 하고, 똑똑하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것처럼 착해지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완벽하게 착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이기적인 면과 이타적인 면을 함께 가지고 살아갑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착한 사람’이라고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주변이 ‘착한’ 사람들이길 바란다면 먼저 ‘착한’ 사람이 되는 것이 도리입니다. 사람은 사람이 필요하고, 사람과 사람이 모여 사회를 만듭니다. 존중과 배려는 선한 사람만이 할 수 있고,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착한 사람’입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도움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부모님과 친구, 학교와 사회, 그리고 기억하지 못하는 도움까지 포함하면 지금의 나는 수많은 도움 위에서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부는 희생이라기보다 사회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이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다른 나라를 지원하는 나라가 된 것처럼, 개인 역시 받은 도움을 다시 사회에 돌려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부는 착한 사람만 하는 일이 아닙니다. 기부를 통해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돈의 크기가 아니라 마음입니다. 돌고를 운영하면서 학생,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들의 기부를 정말 많이 보았습니다. 돌고는 천 원부터 기부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 100만 원을 한 번 기부하는 것도 소중하지만, 100명이 만 원씩 함께하는 것, 그리고 한 사람이 오랫동안 꾸준히 참여하는 것 역시 같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큰 기부보다 오래 지속되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개인 모금함 ‘기부재단’ 서비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이타적인 마음이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먼저, 기부는 정체성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저는 사람들이 문제 자체보다 가치관에 더 반응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부모 가정에서 성장한 분은 한부모 가정을 돕고, 자립준비청년이었던 분은 자립준비청년을 응원하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동물 지원에 관심을 갖습니다. 군복무 경험이 있는 분들은 군인과 보훈 분야에 공감하기도 합니다. 결국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과 가치관이 연결되는 곳에 마음이 움직입니다. 그래서 돌고는 기부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대상군을 지원하려고 합니다. 저는 소비가 취향을 보여준다면, 기부는 가치관을 보여주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어떤 세상을 원하는 사람인지,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가는지를 표현하는 방식이 바로 기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속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기부문화 형성이 중요합니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기부자들의 가치관이 다른 구성원들에게 영감과 동기가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담은 이야기를 ‘기부재단’에 남기고 있습니다. ‘기부재단’은 질문에 답하면 누구나 설립할 수 있고, 모금된 기부금은 기부자가 설정한 대상군에게 분배되며, 기부금 사용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매달 투명하게 보고합니다. ‘기부재단’은 단순한 모금 기능이 아니라, 선한 마음을 기록하는 공간입니다. 우리는 여행 사진도 남기고, 맛집도 기록하고, 일상의 순간들도 공유합니다. 그렇다면 좋은 행동 역시 기록되고 공유될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금액의 크기와 상관없이 자신의 가치관을 남기고, 그 모습이 또 다른 사람에게 영감이 되면서 선한 행동이 문화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투명한 후기는 기부자들이 다시 참여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끝까지책임지는 과정이 있어야 건강한 기부문화도 지속될 수 있습니다.

photo by 김현성


이승환 | 투명하고 지속 가능한 기부 문화를 만들기 위해 기부 플랫폼 ‘돌고’를 운영한다. 취약계층의 생필품 지원부터 유기동물 지원, 재난·재해 등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사회 이슈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앱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모금 방식과 기부 대상을 제안하며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낸 결과, 6월 기준 누적 기부금 약 44억 원을 기록했다. 기부금 100%를 수혜처에 전달하고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운영 방식으로 신뢰를 얻고 있다.



* 기사 전문은 OhBoy! No.140 ‘KIND HEARTS’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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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Boy! No.140 MAY JUN JUL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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