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과 환경 관련 이슈와 키워드 15가지
여름은 더 뜨겁고 겨울은 가혹할 정도로 춥다. 봄가을은 그 정취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짧아졌다.
미친 듯한 속도로 쏟아져 나오는 신상은 더 많은 쓰레기를
양산하고 있다.
영상 미디어는 점점 더 자극적으로 육식을 찬양하고 분양업자들은
더 교묘한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동물을 판다.
개 식용 금지법이 통과됐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오보이!가 나온 2009년부터 15년간 환경과 동물권 상황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2024년, 오보이! 독자라면 관심 가져야 할 동물권과
환경 관련 이슈와 키워드 15가지
Super Fast Fashion
패스트 패션, 패스트 쓰레기
극한의 노동에 노출된 물류업체 노동자들이 쓰러져 죽어가는 세상은 누가 만든 것인가. 우리는 언제부터 밤에 주문한 제품이 바로 다음 날 새벽에 도착하는 것이 일상으로 느껴지는 세상에 살게 되었는가. 인간이 인간을 괴롭히고 죽음으로 몰아가는 현대산업의 폐해 칼끝은 지구 환경과 동물들에게까지 향하고 있다. 값이 싸고 품질이 낮은 패스트 패션이 인기를 끌면서 옷의 수명이 더욱 짧아지고 폐기되는 양은 무섭게 늘고 있다. 팔리지 못한 막대한 양의 의류 또한 폐기된다. 재활용되는 것은 극히 일부이고 대부분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우리가 헌 옷 수거함에 버리는 옷은 저소득국가에 수출, 결국 쓰레기가 되어 하천과 공터에 쌓인 채 방치된다. 지역사회와 주민들에게 지속적인 피해를 주고 하천을 통해 합성 섬유의 미세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것 또한 문제다. 전 세계 폐수의 20%, 온실가스의 10%가 옷을 만들고 버리는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건 결국 패스트패션 업계만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 따라 하는 소비, 뭔가를 계속 사고 싶은 심리, 유행을 따르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FOMO (fear of missing out) 심리 등 소비자들 자신의 문제이기도 하다. 유행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중독적 소비가 만들어낸 쓰레기가 지구와 우리의 숨통을 죄고 있다. 소비는 미덕이 아니다.
Extreme Weather
극단적 기상 이변
지난 9월 미국 남동부에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의 영향으로 2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2005년 카트리나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인명 피해를 준 ‘헐린’은 상륙 당시 5등급 중 4등급으로 분류되었는데 그 후 몇 주가 채 되지 않아 허리케인 ‘밀턴’이 발생, 5등급까지 급격하게 발달, 잠시 약해졌다가 다시 5등급으로 격상되는 등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으나 다행히 상륙 시점에서 세력이 다소 약해지며 헐린 때보다는 피해가 적었다. 허리케인의 풍속은 현재 5개 등급으로 분류. 초속 70미터 이상의 풍속이 가장 강한 5등급에 해당. 초속 70미터 바람은 사람, 자동차가 날아가는 건 물론 건물이 붕괴할 수 있는 정도이다. 기후변화로 허리케인이 과거보다 더욱 강력해지고 있어 기존 분류의 한계가 있고 새로운 등급을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는 등 전 세계 동시다발적인 기상 이변으로 그 어느 때보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인도와 중동 지역에서는 폭염으로 수백 명이 사망하고 동아프리카 지역은 수년째 우기에도 비가 내리지 않는 역대 최악의 가뭄으로 극심한 식량 위기를 겪고 있다. 유럽 중부와 동부는 기록적인 폭우가, 미국의 경우 이례적으로 초대형 허리케인이 연달아 발생. 기후 위기는 막연한 미래 문제가 아닌 눈앞에 닥친 위협임을 알아야 한다. 반복적으로 미디어에 노출되는 세계 곳곳의 재앙 같은 이상 기후는 우리의 감각을 무디게 하고 있지만 그 심각성을 깨달을 때면 이미 너무 늦었을지도 모른다.
Subtropics Korea
아열대 한국
제주 공항에 내려 게이트를 빠져나와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이국적인 야자수들이 어색했던 시절이 있었다. 뜨거운 여름이 아닌 봄가을이나 겨울에 갔을 때는 특히 그랬다. 기후대도 맞지 않는 곳에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억지로 심어놓은 느낌. 하지만 제주도는 물론 우리나라 전체의 기후대가 급격히 변하고 있다. 수입에 의존하던 망고, 패션프루트, 바나나 순으로 아열대 과일들이 재배되고 있고 그밖에 용과, 파파야, 올리브 등의 재배 면적도 증가 중이다. 남부는 물론이고 충북, 최근 강원도에서도 열대과일 재배가 이뤄지고 있고. 제주 남부에서 재배되던 귤도 2019년 경기도까지 북상했다. 바닷속 아열대 종의 종류와 개체수도 증가중이다. 제주에서 서식하는 아열대 종이 2019년 67종에서 2023년 91종으로 증가했고, 제주도 서식 종의 절반을 넘었다. 특히 동해 울릉도, 독도를 중심으로 아열대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기존 한류성 온대성 어류가 거의 자취를 감추고, 최근 조사에서 발견된 80여 종 중 70% 이상이 열대, 아열대성 어류로 확인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21세기 후반 한반도의 절반 이상이 아열대에 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장기적으로 기후대가 변화하는 것이 지구에는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에 의해 유발된 오염과 공해, 그로 인한 이상 기후가 만드는 기후대 변화라면 다른 문제다. 결국 나비효과의 사슬에는 지구와 자연, 동물과 인류까지 함께 엮여있다.
No Car is Real Eco Friendly Car
교통 혁명의 이면
요즘 뉴스미디어를 자주 장식하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 장면은 내연 기관 자동차 화재와 비교해 더 치명적이고 극적인 광경을 연출하며 소비자들의 공포심을 자극한다. 이렇게 잇따르는 화재 사고로 전기차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과연 전기차로의 전환을 ‘친환경’이라고 쉽게 명명하며 교통수단에 의한 대기오염과 각종 공해에 대한 원죄를 피해 갈 수 있을까. 탄소배출을 없애기 위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방향에 대해서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지만, 새로운 환경문제, 특히 폐배터리 처리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중금속과 전해액이 들어있는 폐배터리는 매립할 경우 토양오염 문제가 있고 폭발 위험으로 소각도 불가하다. 폐배터리를 수거하고 핵심 원료를 회수해 재활용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지만 기술적 문제와 경제성을 고려하면 아직 풀어야 할 문제는 많다. 다른 방식의 모빌리티를 고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이동 자체를 줄일 수 있는 생활 습관, 사회 시스템을 만드는 접근이 필요하다. 넓은 도로 위에 뜨문뜨문 자동차가 오가고 하늘이 맑아서 모든 것이 가까워 보이는 시절로 돌아가는 건 이미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동 목적이 아닌 과시의 수단이 되어버린 자동차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환경을 우선하는 생각이 절실한 시대이다. ‘친환경 자동차’, ‘친환경 제품’이라는 용어 표현 자체가 모순일 수밖에 없다. 자동차는 애초에 친환경적일 수 없다.
Not for Us
누구를 위한 우주개발인가?
아폴로 11호에서 내린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첫 발자국을 찍었을 때, 인류는 무조건적이고 열광적으로 응원했다. 인류는 곧 더 본격적으로 우주로 나서 달은 물론 화성과 금성에도 정착지를 만들어 우주 시대가 열릴 거라는 희망을 품었다. 그 후로도 우주왕복선 개발을 위시해 인류는 우주 개발 사업을 지속했다. 미항공우주국 나사가 주도하던 우주개발은 이제 민간의 영역으로 넘어갔다. 게시물 하나로 좋아요 수백만 개와 수십만의 재개시를 끌어내는 스타 재벌은 쇼핑하듯 인수한 SNS의 이름도 자신의 우주개발 프로그램과 같은 이름으로 바꾸고 다양한 스페이스쇼를 연출하며 세상을 다시 열광시키고 있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부어야 하는 우주 식민지 개발의 가능성 유무는 중요하지 않다. 대기를 조성하고 기온을 높이고 식물을 옮겨, 수십 억년에 걸쳐 만들어진 지구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성공할 확률이 아무리 높다고 해도 지금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물론 인류는 무모하더라도 꿈을 꿀 권리가 있다. 다른 별로 진출할 계획도 세울 수 있다. 우주 개발 사업은 인류와 과학을 몇 단계나 끌어올렸다. 하지만 자신이 나고 자란 별을 무지성으로 망치는 인류가 그에 대한 제대로 된 해결책 하나도 찾지 못한 채 다른 별을 향한 야망을 키우는 건 순서가 잘못됐다. 또 그 노력과 연구의 과실을 맛보는 것이 0.1%도 되지않 는 극소수의 혜택을 받은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라면 그 의미는 더 작을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지구를 찾는 선동적인 우주쇼보다는 우리에게는 더 집중해야 이 별이 있다.
* 기사 전문은 OhBoy! No.130 ‘15th ANNIVERSARY’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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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과 환경 관련 이슈와 키워드 15가지
여름은 더 뜨겁고 겨울은 가혹할 정도로 춥다. 봄가을은 그 정취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짧아졌다.
미친 듯한 속도로 쏟아져 나오는 신상은 더 많은 쓰레기를 양산하고 있다.
영상 미디어는 점점 더 자극적으로 육식을 찬양하고 분양업자들은 더 교묘한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동물을 판다.
개 식용 금지법이 통과됐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오보이!가 나온 2009년부터 15년간 환경과 동물권 상황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2024년, 오보이! 독자라면 관심 가져야 할 동물권과 환경 관련 이슈와 키워드 15가지
Super Fast Fashion
패스트 패션, 패스트 쓰레기
극한의 노동에 노출된 물류업체 노동자들이 쓰러져 죽어가는 세상은 누가 만든 것인가. 우리는 언제부터 밤에 주문한 제품이 바로 다음 날 새벽에 도착하는 것이 일상으로 느껴지는 세상에 살게 되었는가. 인간이 인간을 괴롭히고 죽음으로 몰아가는 현대산업의 폐해 칼끝은 지구 환경과 동물들에게까지 향하고 있다. 값이 싸고 품질이 낮은 패스트 패션이 인기를 끌면서 옷의 수명이 더욱 짧아지고 폐기되는 양은 무섭게 늘고 있다. 팔리지 못한 막대한 양의 의류 또한 폐기된다. 재활용되는 것은 극히 일부이고 대부분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우리가 헌 옷 수거함에 버리는 옷은 저소득국가에 수출, 결국 쓰레기가 되어 하천과 공터에 쌓인 채 방치된다. 지역사회와 주민들에게 지속적인 피해를 주고 하천을 통해 합성 섬유의 미세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것 또한 문제다. 전 세계 폐수의 20%, 온실가스의 10%가 옷을 만들고 버리는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건 결국 패스트패션 업계만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 따라 하는 소비, 뭔가를 계속 사고 싶은 심리, 유행을 따르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FOMO (fear of missing out) 심리 등 소비자들 자신의 문제이기도 하다. 유행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중독적 소비가 만들어낸 쓰레기가 지구와 우리의 숨통을 죄고 있다. 소비는 미덕이 아니다.
Extreme Weather
극단적 기상 이변
지난 9월 미국 남동부에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의 영향으로 2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2005년 카트리나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인명 피해를 준 ‘헐린’은 상륙 당시 5등급 중 4등급으로 분류되었는데 그 후 몇 주가 채 되지 않아 허리케인 ‘밀턴’이 발생, 5등급까지 급격하게 발달, 잠시 약해졌다가 다시 5등급으로 격상되는 등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으나 다행히 상륙 시점에서 세력이 다소 약해지며 헐린 때보다는 피해가 적었다. 허리케인의 풍속은 현재 5개 등급으로 분류. 초속 70미터 이상의 풍속이 가장 강한 5등급에 해당. 초속 70미터 바람은 사람, 자동차가 날아가는 건 물론 건물이 붕괴할 수 있는 정도이다. 기후변화로 허리케인이 과거보다 더욱 강력해지고 있어 기존 분류의 한계가 있고 새로운 등급을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는 등 전 세계 동시다발적인 기상 이변으로 그 어느 때보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인도와 중동 지역에서는 폭염으로 수백 명이 사망하고 동아프리카 지역은 수년째 우기에도 비가 내리지 않는 역대 최악의 가뭄으로 극심한 식량 위기를 겪고 있다. 유럽 중부와 동부는 기록적인 폭우가, 미국의 경우 이례적으로 초대형 허리케인이 연달아 발생. 기후 위기는 막연한 미래 문제가 아닌 눈앞에 닥친 위협임을 알아야 한다. 반복적으로 미디어에 노출되는 세계 곳곳의 재앙 같은 이상 기후는 우리의 감각을 무디게 하고 있지만 그 심각성을 깨달을 때면 이미 너무 늦었을지도 모른다.
Subtropics Korea
아열대 한국
제주 공항에 내려 게이트를 빠져나와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이국적인 야자수들이 어색했던 시절이 있었다. 뜨거운 여름이 아닌 봄가을이나 겨울에 갔을 때는 특히 그랬다. 기후대도 맞지 않는 곳에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억지로 심어놓은 느낌. 하지만 제주도는 물론 우리나라 전체의 기후대가 급격히 변하고 있다. 수입에 의존하던 망고, 패션프루트, 바나나 순으로 아열대 과일들이 재배되고 있고 그밖에 용과, 파파야, 올리브 등의 재배 면적도 증가 중이다. 남부는 물론이고 충북, 최근 강원도에서도 열대과일 재배가 이뤄지고 있고. 제주 남부에서 재배되던 귤도 2019년 경기도까지 북상했다. 바닷속 아열대 종의 종류와 개체수도 증가중이다. 제주에서 서식하는 아열대 종이 2019년 67종에서 2023년 91종으로 증가했고, 제주도 서식 종의 절반을 넘었다. 특히 동해 울릉도, 독도를 중심으로 아열대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기존 한류성 온대성 어류가 거의 자취를 감추고, 최근 조사에서 발견된 80여 종 중 70% 이상이 열대, 아열대성 어류로 확인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21세기 후반 한반도의 절반 이상이 아열대에 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장기적으로 기후대가 변화하는 것이 지구에는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에 의해 유발된 오염과 공해, 그로 인한 이상 기후가 만드는 기후대 변화라면 다른 문제다. 결국 나비효과의 사슬에는 지구와 자연, 동물과 인류까지 함께 엮여있다.
No Car is Real Eco Friendly Car
교통 혁명의 이면
요즘 뉴스미디어를 자주 장식하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 장면은 내연 기관 자동차 화재와 비교해 더 치명적이고 극적인 광경을 연출하며 소비자들의 공포심을 자극한다. 이렇게 잇따르는 화재 사고로 전기차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과연 전기차로의 전환을 ‘친환경’이라고 쉽게 명명하며 교통수단에 의한 대기오염과 각종 공해에 대한 원죄를 피해 갈 수 있을까. 탄소배출을 없애기 위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방향에 대해서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지만, 새로운 환경문제, 특히 폐배터리 처리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중금속과 전해액이 들어있는 폐배터리는 매립할 경우 토양오염 문제가 있고 폭발 위험으로 소각도 불가하다. 폐배터리를 수거하고 핵심 원료를 회수해 재활용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지만 기술적 문제와 경제성을 고려하면 아직 풀어야 할 문제는 많다. 다른 방식의 모빌리티를 고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이동 자체를 줄일 수 있는 생활 습관, 사회 시스템을 만드는 접근이 필요하다. 넓은 도로 위에 뜨문뜨문 자동차가 오가고 하늘이 맑아서 모든 것이 가까워 보이는 시절로 돌아가는 건 이미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동 목적이 아닌 과시의 수단이 되어버린 자동차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환경을 우선하는 생각이 절실한 시대이다. ‘친환경 자동차’, ‘친환경 제품’이라는 용어 표현 자체가 모순일 수밖에 없다. 자동차는 애초에 친환경적일 수 없다.
Not for Us
누구를 위한 우주개발인가?
아폴로 11호에서 내린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첫 발자국을 찍었을 때, 인류는 무조건적이고 열광적으로 응원했다. 인류는 곧 더 본격적으로 우주로 나서 달은 물론 화성과 금성에도 정착지를 만들어 우주 시대가 열릴 거라는 희망을 품었다. 그 후로도 우주왕복선 개발을 위시해 인류는 우주 개발 사업을 지속했다. 미항공우주국 나사가 주도하던 우주개발은 이제 민간의 영역으로 넘어갔다. 게시물 하나로 좋아요 수백만 개와 수십만의 재개시를 끌어내는 스타 재벌은 쇼핑하듯 인수한 SNS의 이름도 자신의 우주개발 프로그램과 같은 이름으로 바꾸고 다양한 스페이스쇼를 연출하며 세상을 다시 열광시키고 있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부어야 하는 우주 식민지 개발의 가능성 유무는 중요하지 않다. 대기를 조성하고 기온을 높이고 식물을 옮겨, 수십 억년에 걸쳐 만들어진 지구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성공할 확률이 아무리 높다고 해도 지금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물론 인류는 무모하더라도 꿈을 꿀 권리가 있다. 다른 별로 진출할 계획도 세울 수 있다. 우주 개발 사업은 인류와 과학을 몇 단계나 끌어올렸다. 하지만 자신이 나고 자란 별을 무지성으로 망치는 인류가 그에 대한 제대로 된 해결책 하나도 찾지 못한 채 다른 별을 향한 야망을 키우는 건 순서가 잘못됐다. 또 그 노력과 연구의 과실을 맛보는 것이 0.1%도 되지않 는 극소수의 혜택을 받은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라면 그 의미는 더 작을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지구를 찾는 선동적인 우주쇼보다는 우리에게는 더 집중해야 이 별이 있다.
* 기사 전문은 OhBoy! No.130 ‘15th ANNIVERSARY’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OhBoy! No.130 SEP OCT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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