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YEARS 15STORIES

조회수 83

나의 늙은 반려동물을 소개합니다

인간의 그것과는 너무 다른 반려동물들의 15
오보이!는 이제 겨우 열다섯살이 되었지만 우리 반려동물들에게 15년은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
오보이! 독자들이 보내온 그들의 늙은 반려동물 이야기





몽이와 순이

강아지를 키우게 된건 21살 쯤이었다. 몽이는 자전거가게에서 키우다 버려진 유기견, 순이는 파양된 강아지였다. 몽이는 4개월된 강아지였는데 겨울밤에 와서 소세지를 주고 가려고 하면 그렇게 슬프게 쳐다보았었다. 흰눈이 내리는 날, 몽이가 우리집까지 따라오면 키우자고 마음 먹었는데 그대로 우리를 따라온 몽이는 그렇게 가족이 됐다. 그때 내 옆에서 몽이가 얼마나 푹 잘 잤는지 모른다. 순이는 내가 일하던 책방손님의 강아지였는데 못 키우겠다고 해서 내가 키우게 됐다. 책방에도 데리고 와 퇴근할때까지 같이 있었는데 사장님도 우리 강아지들을 참 예뻐해주셨고 손님들도 좋아하셨다. 그러던 동갑내기 몽이 순이가 10살이 넘어갔다. 내 삶의 기쁨이자 행복한 추억이 될 우리 몽이 순이 늘 건강했으면. 영원히 내마음과 함께였으면 좋겠다. 사랑해 몽이 순이야. | 김보경



간식이

떠나기 위해 다가오는

내가 고양이 키우는 것이 못마땅하던 아빠는 항상 내게 “고양이 고놈 몇 살까지 사나?”라고 물었었는데 언젠가부터 집 앞에 찾아오는 고양이에게 마음을 빼앗겨서 사료까지 챙겨 주신다. 이제 아빠의 “고양이는 몇 년까지 사나?”라는 질문은 ‘고양이가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대충 평균 수명을 알려 드리고 나서 전화를 끊고, 그 평균 수명에 점점 가까워지는 13살 내 고양이, 간식이를 바라본다. 약 7년 전 신부전 말기 진단을 받고 오래 못 산다는 말을 들었지만 열심히 케어한 덕분에 지금은 꽤 좋은 컨디션으로 지내고 있다. 햇빛에 노릇노릇 몸을 데우고 있는 간식이를 지켜보는 것은 행복이자 고역이다. 다가가서 만진다던가 뽀뽀 같은 것을 하고 싶어서 마음이 근질근질하다. 연예인이라도 보는 듯 멀리서 사진부터 찍은 뒤, 조심스레 다가가 뒤통수 냄새를 맡는다. 어릴 때부터 안고 자던 솜인형의 냄새랄까, 말랑하고 귀여운 냄새가 난다. 고양이는 체취가 거의 없지만(땀샘이 있는 발바닥 꼬순내는 제외) 우리 집 냄새, 나와 남편의 냄새가 배어있다. 자꾸 냄새를 맡는 것은 냄새의 기억이 그 무엇보다 오래 간다고 믿기 때문이다.

첫 번째 고양이, 간장이가 어느 새벽 갑자기 급사했을 때 나는 간장이를 끌어안고 울면서 한참동안 냄새를 맡았다. 숨이 꺼진 몸에서 신기하게도 숲 냄새가 났던 것을 아직도 기억한다. 내 몸처럼 아끼던 존재가 한순간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건 허망한 일이다. 무엇보다 그냥 한 마리의 동물로 사라지는 게 괴로웠다. 나는 괴로움에 미칠 것만 같아 새벽인데도 염치 불고하고,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모두가 자기 일처럼 슬퍼해 주었고 전화기 너머로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때 친구들의 마음이 너무 고마워서 훗날 펫로스를 겪는 친구가 있으면 꼭 진심으로 함께 슬퍼해 주리라 마음먹었다.

간장아. 너는 그냥 잊힐 고양이가 아니야. 너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아. 아침 해가 뜬 뒤에도 한참을 안고 있다가 비로소 간장이를 떠나보냈다. 둘째 간식이가 13살이 넘어 가면서 나는 더 열렬히 냄새를 맡는다. 제발 오래오래 살아줘. 라는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지만 입 밖으로 내지는 않는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꺼내서 들여다보고 싶지는 않은 사실, 고양이는 항상 나보다 먼저 떠난다는 것. 내 고양이에게만은 요행이 일어나길 바라지만 간식이도 언젠가 세상에 미련 없다는 듯 훌쩍 내 곁을 떠나버릴 것이다. 어쩌다 내게 와서 내 세상을 바꿔 버리고 투박한 경상도 사나이, 아빠의 마음까지 빼앗아버린 요망한 녀석들. 떠날 거면서 왜 고양이는 다가오는 걸까. 아무리 씩씩하게 마음의 준비를 해도 닥쳐오면 또 울겠지만 오래 기억할 냄새를 모아두기 위해, 열심히 간식이 몸에 코를 묻고 냄새를 맡아야겠다. 킁킁. | 김진아



시로

2008년 가을 다니던 회사를 나와 잠시 백수의 시절을 보내는 동안 매일 한강잔디에 드러누워 닌텐독스라는 게임에 빠져 지낸 나. 그리고 때마침 유학에서 돌아와 취직 전, 나와 함께 닌텐독스에 빠졌던 내 혈육. 20대의 자매는 그렇게 게임 속 강아지에 빠졌다가 실제로 “손! 기다려!”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기로 했다. 그렇게 2008년 12월 어느 날 성수동에서 지금과는 매우 다른 모습의 뱃속에 회충 오조오억 마리를 품은 강아지가 우리 품으로 들어왔다. 개에 대해 무지했던 자매는 바로 동물병원에 데려가 목욕시키고 온갖 필요하다는 용품을 바리바리 사 들고 집에 왔다. 그렇게 자매도 하나둘씩 배워나갔다. 하루의 반을 직장인 집사를 기다리며, 그렇게 10년을 우여곡절, 파란만장! 산전수전 공중전을 겪으며 함께 했다. 그러던 중 나는 약해져 가는 내 강아지와 좀 더 오랜 시간 함께 하고 싶어 24시간 붙어 지낼 생각에 제주살이를 결심했다. 그렇게 1년살이는 2년이 되고, 3년이 되다가 이제 6년을 향해 가고 있다. 그동안 나의 강아지는 꽉 찬 16살이 됐고 바다를 누비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섬강생이가 됐다. 근육과 점박이 색은 거의 빠지고 애기때 치아는 모두 그대로인(자랑거리 랄까요)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저의 평생 망나니 시로를 소개합니다. | 임연정



또리

나의 친구 또리에게 내 인생의, 너의 견생의, 서로에게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운 청춘을 알고 있는 유일무이한 존재. 요즘 너의 잘 나온 사진을 보면 영정사진으로 써도 되겠다란 생각을 하곤 해. 숨소리 하나에도 온 마음이 쓰여서 심장이 내려앉는 일도 잦아. 매일 바라만 봐도 시간에 쫒기는 기분이라 초조한 마음뿐이야. 다짐하고 굳게 마음을 먹어봐도.. 있잖아.. 나는 너를 보낼 준비가 안돼있어. 가슴에 모래가 한가득 찬 것 같이 답답하고 무거워. 편하게 자고 있는 너를 볼 때 나는 정말 행복해. 오늘 하루도 무사히 보낸 것 같아 다행이라 행복해. 얼마나 남았을지 모르지만 지금처럼 내 옆에 오래 머물러주라. 너무나도 사랑해. | 김유선



몬티

제 시니어 반려견 몬티의 사진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몬티는 지금 16년 2개월입니다. 저는 2008년 9월에 8주령 때 그를 데려왔습니다. 그는 잭 러셀 잡종입니다. 그는 제 가장 친한 친구이자 그림자이며, 항상 함께합니다. 그의 걸음걸이는 느려졌지만, 그는 여전히 탐험을 좋아합니다. 해변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방문지입니다. 몬티의 모험 중 일부는 그의 Instagram 페이지 @montyandtara1에서 볼 수 있습니다. | 타라 맥네미이 from 아일랜드

Hello, My name is Tara McNamee & I would like to share an image of my senior dog Monty, Monty is now 16 years & 2 months. I got him way back in September 2008 when he was 8 weeks old. He is a Jack Russell cross. He is my best friend, my shadow, always together. Although his walking has slowed down, he still loves going out exploring. The beach is his favourite place to visit.



* 기사 전문은 OhBoy! No.130 ‘15th ANNIVERSARY’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OhBoy! No.130 SEP OCT 2024
15th ANNIVERSARY

구매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