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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카메라에 대한 추억과 잡담
with 포토그래퍼 김욱, 표기식, 김현성

상업 사진가들에게 필름 카메라는 어떤 의미일까.
디지털 카메라와 신기술의 등장으로 대전환기를 맞았던 사진가들이 얘기하는
필름과 필름카메라에 대한 추억과 유행에 대한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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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김욱 실장님부터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욱- 중앙대 사진학과를 86년도에 입학을 해서,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88올림픽때 객석에서 올림픽 문화축제를 찍는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그러다가 디자인 하우스에 사진기자로 입사했다가, 다큐멘터리를 하려고 황헌만 선생님을 찾아갔어요. 그 때가 처음 하우스라는게 생기던 때였는데, 90년대 초 엘르 하우스를 맡아서 하셨죠. 그렇게 일하다가 독립은 93년쯤 했어요. 엘르하우스할때는 화보는 못찍어 봤고 독립을 하고 프리랜서로, 입봉은 마리끌레르. 이름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는 화보가 있잖아요. 그게 마리끌레르였어요. 

표- 저는 대학에 서 미술을 전공했어요. 순수미술은 아니고, 멀티미디어 디자인을 공부 했는데 당시 재학 시절에도 전 공 쪽에는 관심이 없었고 영상이나 시각디자인 쪽 에 치우쳐있었어요. 집에 부모님이 쓰시던 카메라를 수리해서 되면 써보고, 아니면 말자하면서 카메라를 쓰기 시작했어요. 제 주변에서는 다 FM2를 사는데 저는 그게 너무 비싸다고 느껴서 고쳐 썼어요. 그게 지금까지도 쓰고 있는 캐논 AE-1. 그걸 취미로 계속 이어오고, 서울 와서 프리랜서 생활로 영상 작업을 하다가 오보이에서 연락을 주셔서 사진을 싣게됐죠. 그사진을 SM에 계시던 민이사님이 보시고 샤이니 앨범 작업을 같이 해보자고하셔서 입봉 이라고 하면 입봉이라고 할수 있는 작업을 하게 됐죠. 그리고 1년 반정도 있다가 상업사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김- 지금 쓰는 필름카메라는요? 

욱- 저는 거의 안 써요. 

표- 쓰는데 양이많이줄었어요. 디지털을 훨씬 많이 쓰게 됐으니까. AE-1은 자주는 안 쓰고, 요즘은 펜탁스랑 니콘 F100, 콘탁스 T3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근 데T3를3년정도썼는데,최근에나랑 잘안맞는 다는 걸 이제서야 깨달았어요. 

김- 너무 자동이어 서일까요?

표- 원래 자동의 역할인 카메라인거니까..

김- 그래도 뭔가 조작을 좀하면서 쓰는게 스타일에 맞는거 아닐까요?

표- 아좀그런편인것 같아요. 필름은 사실 의외성을 인정하면서 가는 장르인데 T3는 제가 생각하는 방향의 의외성이랑 다른 것같아서.

김- 김욱 실장님의 최초의 필름카메라는요?

욱-오늘가져온캐논110ED.제가7살 인가8살때받았어요.이걸쓰다가 어머니가 올림푸스펜으로 바꿔주셨는데 얼마전에 어릴때 생각이나서 이베이에서 다시 샀어요. 필름 갈아낄때 배터리가 날아가서 조심히 열어야 되고 그래요.(웃 음) 저는 집에 프론티어 인화기도 있었어요. 현상소 에서쓰는큰거. 요즘 나오는 스캐너들은 성능이 무지하게 좋더라고요. 샤픈이 심할 정도로 올라오는데,근데옛날스캐너랑다른점이있어요. 빈대떡을 탁 눌러 놓은 것 처럼나와요.원래사진이가 지는입체감이아주줄어서나와요. 그래서그 이후론 아예 필름을 안 찍기 시작한 거죠. 요즘도 사실 마음은 찍고 싶어요. 근데 암실에 들어갈 자신이 없 죠. 디지털을 많이 써버려서. 

김- 그럼 필름을 쓰셨 을 때 제일 좋아했던 필름은 어떤 게 있으셨는지? 

욱- 흑백은 코닥 Tri-x, 컬러는 코닥 EPL. 

표- 지 금까지 제일 많이 쓴 건 코닥 Portra. 통합되기 전 에 V랑 N으로 나눠 졌을때 부터 많이 썼고, 흑백은 저는 오히려 C41으로 현상 가능한 일포드 XP2나 코닥에 있던 BWCN 많이 사용해요. 

욱- 김실장님이나 저 같은 경우는 케미컬 시대에 사진을 시작한 사람들 이잖아요. 그러다가 중후반기에 디지털로 폭 탄을 맞은 건데, 사진사 초기의 비은염 사진 유리원 판이니 그런 고전적인 방법부터 필름까지라고 봤을 때, 사진이 주는 짜릿함이 줄었다고 할까요? 불감 증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디지털로 인해서, 왠지 모르게. 가장 다른 건 촬영장이 시끄러워요. 

김- 옛날 에는 폴라로이드가 나오면 스탭들이 확인하고, 오 케이 하면 쭉 가면 되는데. 요즘엔 매 컷을 다 확인 을 하게 되잖아요. 그게 저는 패션 광고 사진 시장 에서 디지털 시대와 아날로그 시대의 제일 큰 변화 라고 생각해요. 그게 스탭들이 없는 촬영 현장이라고 하더라도, 나혼자 개인 사진을 찍어도, 내가스스로 카메라에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거랑 그걸 찍 고 나서 나중에 확인하는 거랑 다르잖아요. 

욱- 맞아요. 그리고 자꾸 많이 찍게 되고. 쓸 데 없이 많이 찍게 되다 보니까. 예를 들어서 저격수가 기다렸다 가 들어오는 느낌이 왔을 때 딱 눌러야 하는데, 나 도 모르게 점점 난사를 하고 있는 거예요. 예전엔 옷 한 벌 찍으면 한스무번 누르잖아요.

김- 저도 이제 올드 패션이라서 그렇기도 한데, 저는 일부러 한번씩 호흡을 하고 누르고해요. 기계들이 오래돼서 기계적인 한계도 있기는 하지만.(웃음) 제 가요즘 친구들 찍는걸 봤거든요. 정말 기관총처럼 찍더라고요. 그렇게하면 물론 놓치지 않는게 있더라고요. 그순간 찰나를 내가 못찍을걸 그친구들은 잡아 낼수있는 부분은 분명히 있을것 같아요. 그래도, 모델이 표현하는 감정이나 호흡을 주면서 찍는거랑은 다른것 같아요. 그게 뭐가 좋은거라곤 할 수 없지만, 저는 그속도를 따라가기는 어렵더라고요. 

욱- 시간이 지날수록 느끼는 건, 그렇게 막빠르게 뭔가를 낚아채는 것보다 제일 막강한 힘은 딱 마주보면 끝나는 거잖아요. 그이상 나올수 있는건 없는것 같아요. 조명도 느리고 카메라도 좀느리면, 그 속도가 못따라가는걸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오감을 동원해서 어떻게든 느껴야 하는 거잖아요. 

김- 어쩌면 우리보다 윗세대 작가들도 우리를 보고 그렇게 느꼈을 거예요.(웃음) 그게 단순히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감각이나 모델과의 소통등 모든 과정이 빨라 지는것 같다는 느낌이에요. 

욱- 이전 세대들은 어느정도 나왔다 싶으면 더 이상 모델한테 뭘 자꾸 시키지 않아요. 근데 요새는, 안 그러려고 하는데도 촬영이 끝나는 지점이 ‘뭔가 뒤에서 됐다는 싸인이 나올 때..’.(웃음)                                                                 

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는게 촬영 현장의 결정권 같은 것들이 상당히 병렬식으로 퍼져있다는 느낌? 되게 신경이 분산되는 느낌이라 포토그래퍼 들이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고. 기식씨는 어때요?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젊은 포토그래퍼니까. 필름으로 찍을때랑 많이바 뀌었어요?

표- 처음에 디지털로 상업사진 들어와서는 적응을 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죠. 찍으면 바로 뜨는것 자체가, 내가 실수로 누를수도 있고 이상황이 아니어도 누를때가 있는데 바로 떠버리니까. 모두가 얘기를 하는 상황이고 모두가 그걸보니까. 처음엔 그게 적응이 많이안 됐죠. 어느 순간 조금 생각을 바꿨던 계기가 있는 데, 필름만 하게 되면 스탭들이 오늘자기가 어떤 앵글로 찍고 갔고 이런걸 모르고 그냥 가게 되잖아요. 그래서 생각을 좀 바꿨죠. 이 스탭들도 자기의 일을 하러왔으니까 이런 앵글도 좀 보여주고하면서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겠구나 했죠. 저는 어차피 제 개인작업에서기쁨을 찾는 쪽이니까.                                   

김- 어쨌든 필름으로 찍으면 클라이언트나 스탭들에게 확인 시켜줄 수 있는 방법은 초기의 폴라로이드 단 몇장인데 디지털은 실시간으로 볼 수 있으니까, 완전 히 다른거죠. 

표- 광고판에서는 내가 뱉는 말, 화면에 뜨는 이미지들 하나하나가 약속이 되고, 서로의 책임소재가 오가는 문제가 되더라고요. 

김- 어떻게 보면 포토그래퍼의 책임감이 조금 더 없어지는거죠,현장에서확인이됐고, 오케이가 되면 그현장에서 포토그래퍼는 어느 정도의 책임을 벗을 수 있지만, 하지만 옛날 현장에서는 포토그래퍼가 가지고 가는거잖아요. 

욱- 이게 옛날에는 김현성이다 하면 이런 느낌. 김욱이다 하면 저런느낌. 케미컬 시대에는 이런게 확실했어요. 근데 모든분야의 디지털이 그렇겠지만 디지털이 만든 건 neutralize 된 느낌이 들어요. 이 사람이 찍고 내가 찍었으면 누가 봐도 김현성이 찍었고 표기식이 찍었고 이렇게 되어야하는데, 그런 느낌이 많이 사라진게 가장 큰 차이 인것같아요.                          

    

* 기사 전문은 OhBoy! No.106 ‘KODAK IS BACK!’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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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Boy! No.106 SEP OCT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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