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stic Pl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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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행성

우리는 플라스틱의 시대에 살고 있다. 플라스틱은 우리의 삶 속에 너무 깊게 들어와 있어서 오히려 그 존재를 인식 하면서 살기 어려울 정도이다. 썩지 않고 지구의 환경을 위협하는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인류는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마 앞으로도 플라스틱 없는 삶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얼마나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플라스틱을 줄여나갈 수 있을까? 플라스틱 없는 세상을 위해 누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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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STIC KIDS       

     

이미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더 이상 근미래에 일어날 일들 을 예측하고 상상한 시나리오를 확신도 없이 사람들에게 제시하고 겁을 줄 필요가 없는 시대가 시작됐다. 이상기후는 매해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과 자 연을괴롭히고있으며팬데믹의공포속에사는건더이상영화속만의일 이 아니다. 다량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삼킨 동물들은 원망할 대상이 누군지 도모른채고통속에죽어가고있고잘못된신념과탐욕에사로잡힌지도자 들은정글을밀어버리고물길을막고있다.꼭공장식축산을위한목초지 를 위해 정글을 불태우거나 팬데믹이 인류를 위협하는 와중에도 육류 산업 이 사람들에게 필수적이라 공장문을 닫으면 안 된다는 궤변으로 노동자들 의 안전과 인권, 동물 복지를 위협하는 잔인하고 무지한 지도자들이 아니더 라도 인류는 다양한 방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논쟁적인 소재 중의 하나인 플라스틱은 한 번 제조되 어 소비자의 손에 들어간 후 반영구적으로 사용되거나 대기 오염을 거의 유 발하지 않고 소각할 수 있다고 해도 그 원죄는 용서받기 힘들며 심지어 사람 들은 플라스틱으로 다양한 1회 용품으로 만들어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무지 막지하게 버려대고 있다. 20세기 초 미국의 화학자인 베이클 랜트가 발명한 베이클라이트로 플라스틱의 시대가 열렸고 인류는 이 편리한 발명품을 남 용하기 시작하며 플라스틱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제조와 변형이 쉽고 가 벼우며 튼튼한 플라스틱은 산업계는 물론 가정에서도 각종 용기와 생활용 품, 완구와 문구 등으로 널리 쓰이기 시작했으며 기술의 발전과 함께 성분 과 특성이 점점 더 다양한 제품들로 인류의 생활 속 필수품, 혹은 기호품으 로자리잡기시작했다. 사람들은조금더편하고조금더저렴한소재를끊 임없이 개발하고 사용해왔고 플라스틱은 인류가 발명한 가장 편리하고 저 렴한 동시에 치명적인 소재로서 인류와 위태로운 공존을 하고 있다.

2013년의 오보이! 43호 <My Toy Story>는 장난감을 주제로 특집을 진 행했다. 지금은 대학생인 조카 이현이의 유년 시절 장난감을 어머니가 버리 지 않고 모아 뒀다는 얘기를 듣고 이현이의 장난감 박스를 스튜디오에 가지 고 와 촬영을 했다. 아마도 이현이가 더 이상 가지고 놀지 않는 장난감들은 이미 많이 정리하고 남은 것들이었지만 그 양은 엄청났다. 모두 한곳에 모 아놓고 찍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양의 장난감들을 보고 느낀 건 거의 모든  장난감들의 소재가 플라스틱이라는 것, 이 장난감들이 버려지면 유발할 환 경오염에대한걱정,한사람이가지고있는플라스틱의양이많은것에대 한 경각심 같은 것들이었다. 1970년대에 유년기를 보낸 나는 내가 상대적 으로지금의아이들보다환경에대한죄책감을덜느껴도되는아이였을거 라고막연하게믿었지만얼마후오래된사진첩에서발견한나의유아기시 절의모습은21세기의나의조카와거의다를바가없었다.욕심많아보이 는통통한볼살의작은꼬마앞에놓인작은플라스틱장난감의산은조카의 장난감을보고혀를찼던나의얼굴을화끈거리게만들기에충분했고한아 이가 저렇게 많은 장난감을 개인적으로 소유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다분히 사회주의적인 생각까지 하게 만들었다.

한 번은 집에 있는 플라스틱 제품들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2012년경으로 기억되는데 오보이를 창간한 지 3년 정도 흐른 후였으니 나름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도 있었고 플라스틱 제품 사용에 대한 거부감도 꽤 컸었다. 하지 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일단 부엌과 세탁실 등에 있던 각종 세제와 다양 한 용기들의 수가 상상 이상이었다. 플라스틱병들을 한곳에 모아놓으니 죄 책감이 마구 밀려올 정도로 그 수가 많았다. 지속적인 매출 증가 없이는 존 재할 수 없는 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끝없이 소비를 강요하는 잘못도 크지 만, 수동적이고 무의식적이며 중독적으로 소비를 반복하는 우리의 소비행 태도 분명히 각성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게 끝없이 지속되는 소비는 우 리의 삶도 피폐하게 하지만 그렇게 병적인 소비의 결과가 환경과 동물들에 가해지는 피해와 고통에 비하면 그건 차라리 조족지혈에 불과할 것이다.

근래에 플라스틱 때문에 충격받은 일이 한 번 더 있었다. SNS에서 우연히 본 한 영상에서는 어느 곳인지 모를 바닷가에서 파도에 휩쓸려 해안으로 엄 청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밀려들고 밀려 나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태평양 한가운데 떠다니는 플라스틱 섬의 크기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 다는 얘기는 누누이 접했지만 시커먼 바다에 압도적인 양의 폐페트병들이 위협적으로 떠다니는 풍경은 환경 지옥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라는 생각 을 하게 했다. 대양의 한가운데 떠다니는 플라스틱 섬은 그 크기가 압도적 으로 크겠지만 사람들이 실제로 생활하고 있는 바닷가에서 떠다니며 파도 속에서 이리저리 떠다니는 쓰레기를 보는 건 다분히 세기말적이며 비현실적이었고 또 그 안에서 고통받고 있을 해양 동물들을 생각에 분노와 슬픔이 파도처럼 함께 밀려왔다. 현대인 1인당 소유하고 있는 플라스틱의 총량은 평균 346kg 정도이다. 우 리는 사람 대여섯 명의 몸무게를 더한 것만큼의 플라스틱을 각각 지니고 살 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렇게 많은 양의 플라스틱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일 까? 우리는 앞으로도 이렇게 플라스틱 속에 파묻혀 살아가게 될까? 처리하 지 못한 수천, 수 만 톤의 쓰레기가 이 나라 저 나라로 떠돌며 특히 상대적으 로 가난한 국가의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는 걸 애써 무시하며 살아야 하는 걸 까? 또 죽은 채로 발견된 바다거북과 고래, 신천옹의 배 속에서 수많은 플 라스틱을 발견하고 괴로워하고 또 일상으로 돌아가 언제 그랬냐는 듯 1회 용품을 생각 없이 사용하고 버리는 일을 반복해야 하는 것일까? 코로나바 이러스의 공포를 이유로 다시 매장에서 1회 용품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팬데믹의 원인이 우리 자신이라는 걸 인식하고 있다면 그런 발상을 할 수 있을까? 1회 용품을 남용하는 그런 무지하고 이기적인 습관이 팬데믹의 원인 중의 하나라는 걸 알면서도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커피 한 잔 마시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자 연을 모두 파괴하고 동물들을 모두 죽인 후에 사람들은 그때서야 후회하게 될까? 점심을 먹고 돌아가는 길에 모두의 손에 들려있는 1회용 컵을 보면서 드는 괴로운 마음은 아무리 반복돼도 무뎌지지 않는다. 우리는 후손들에게 더는 ‘플라스틱 키드’라는 오명을 물려줘서는 안 된다. | 김현성


* 기사 전문은 OhBoy! No.104 ‘PLASTIC PLANET’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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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Boy! No.104 MAY JUN 2020
PLASTIC PL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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