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를 먹다
이제 해외 여행이나 출장을 가서 채식이나 비건 식당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일은 거의 없다. 특히 북서유럽이나 미주 국가들은 꽤 오래전부터 일반 식당들에서도 채식 옵션의 메뉴를 주문할 수 있었고 비건 식당의 비율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이다. 육류나 생선 종류가 들어가지 않은 음식을 찾거나 주변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간 식당에서 혼자만 채식 메뉴를 시키는 게 어렵거나 눈치가 보이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분위기와는 달리 다양한 국가들에서 채식인들의 메뉴 선택 옵션은 자유롭고 편견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라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개별 식당들이 비건 메뉴를 내세우는 일도 많지만 채식이나 비건 프랜차이즈 식당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특히 환경과 건강을 내세우는 슬로건과 함께 샐러드나 가벼운 점심식사 메뉴들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비건 프랜차이즈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이다.
연어와 대구, 청어 산업등이 발전해 있고 순록고기를 활용한 식단도 다양하게 먹는 등 육류 소비도 활발한 노르웨이지만 오슬로 시내나 다른 도시들에서도 채식이나 비건 식당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오보이!가 직접 찾은 노드비건이나 체인점인 레트 외에도 꽤 많은 이들이 채식 식당을 즐겨 찾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만 메뉴의 종류를 막론하고 노르웨이는 물가가 상당히 높은 국가이다. 현재 해외 여행을 할 때 비교적 물가가 싼 동남아시아나 환율의 영향으로 부담이 적은 일본 등 몇몇 지역을 제외하면 전 세계적으로도 식비의 부담이 상당히 큰 건 사실이지만 노르웨이의 물가는 그중에서도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보통 우리나라 사람들은 채식 메뉴의 가격을 상대적으로 싼 음식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채식 메뉴라고 해서 저렴한 것은 아니며 일부 메뉴를 제외하곤 식재료에 의해서 가격의 높고낮음이 결정적으로 달라지지는 않는다.
노르웨이 사람들의 식단은 전체적으로 소박하고 단순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넘치고 과하게 먹지 않으며 또 겨울철에 해가 일찍 지는 영향으로 저녁식사 시간 역시 4,5시로 무척 빠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의 사람들이 저녁 늦은 시간에 오랜 시간동안 저녁을 먹는 것과는 다르게 이른 시간에 간단하게 저녁을 먹는다. 오보이!가 베르겐을 출발해 트론헤임까지 승선했던 하빌라 크루즈는 승객들에게 수준 높은 식단을 제공하면서도 식사를 부페식으로 제공하지는 않는다. 이는 환경을 생각하는 실천의 일환으로 승객들은 과식하기 쉬운 분위기를 지양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고 있다. 다만 승객들이 시키는 메뉴의 개수를 제한하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지나치게 많은 메뉴를 주문하는 승객들도 흔하지 않다. 메뉴 구성은 크루즈 승객들의 취향을 고려해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으며 물론 채식 식단도 충분히 구성되어 있다.
베르겐에서 트론헤임까지 이용한 하빌라 크루즈의 다양한 채식 메뉴들.
신선한 비트 샐러드와 구운 알감자, 간 컬리플라워와 브로콜리 등의 다양한 야채 구이.
일반 메뉴들도 많지만 채식인들도 충분히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식단이 구비되어 있다.
가급적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 하기 위해 부페식이 아닌 단품을 여러개 주문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며
메뉴 하나하나가 작은 사이즈의 접시에 담겨나와 음식을 남지 않게 하는데 용이하다.
이번 취재에서 인상깊었던 장소중의 하나는 일정의 마지막 도시인 트론헤임의 Baklandet Skydsstation 카페이다. 노르웨이 가정식을 제공하는 이 오래된 카페는 장소도 분위기도 음식도 모두 완벽했다. 비록 비건 식당은 아니지만 채식인들이 무리없이 시킬 수 있는 메뉴도 갖추고 있는 이 작은 식당은 소박하지만 좋은 재료를 사용해 정성껏 준비한 북유럽 음식의 정수를 느끼게 해줬다. 18세기에 지어진 역사깊은 건물, 노르웨이의 어떤 시골집에 온듯한 포근하고 정감있는 인테리어, 만화에서 툭 튀어나온 듯 맑고 친절하며 동시에 침착하고 능숙하게 손님들을 맞는 노르웨이 청년 샤크, 품종부터 달라 크고 고구마 맛이 섞인 듯한 은은하고 절묘한 맛의 구운 감자요리까지. Baklandet Skydsstation 카페 방문은 인류의 식생활과 이에 관련된 산업들이 지구와 동물권, 심지어 우리 자신까지 위협하고 있는 시대에 소박하고 단촐하지만 그럼에도 즐겁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식생활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노르웨이 가정식을 제공하는 카페인 Baklandet Skydsstation은 트론헤임에서 가장 잘 보존된 건물 중 하나
18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흥미로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전에는 모자 가게, 우유 판매점, 세탁소, 목공소였던 곳이
지금의 카페와 레스토랑으로 자리잡게 됐다.
2012년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선정한 ‘올해의 카페’로 선정되었
론리플래닛,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여러 매체에서 가장 매력적인 노르웨이 식당 중의 하나로 소개되기도 했다.
노르웨이의 실제 가정집을 방문한 것 같은 예스러운 인테리어가 정겹다.
* 기사 전문은 OhBoy! No.126 ‘PURE & CLEAN NORWAY’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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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를 먹다
이제 해외 여행이나 출장을 가서 채식이나 비건 식당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일은 거의 없다. 특히 북서유럽이나 미주 국가들은 꽤 오래전부터 일반 식당들에서도 채식 옵션의 메뉴를 주문할 수 있었고 비건 식당의 비율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이다. 육류나 생선 종류가 들어가지 않은 음식을 찾거나 주변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간 식당에서 혼자만 채식 메뉴를 시키는 게 어렵거나 눈치가 보이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분위기와는 달리 다양한 국가들에서 채식인들의 메뉴 선택 옵션은 자유롭고 편견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라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개별 식당들이 비건 메뉴를 내세우는 일도 많지만 채식이나 비건 프랜차이즈 식당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특히 환경과 건강을 내세우는 슬로건과 함께 샐러드나 가벼운 점심식사 메뉴들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비건 프랜차이즈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이다.
연어와 대구, 청어 산업등이 발전해 있고 순록고기를 활용한 식단도 다양하게 먹는 등 육류 소비도 활발한 노르웨이지만 오슬로 시내나 다른 도시들에서도 채식이나 비건 식당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오보이!가 직접 찾은 노드비건이나 체인점인 레트 외에도 꽤 많은 이들이 채식 식당을 즐겨 찾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만 메뉴의 종류를 막론하고 노르웨이는 물가가 상당히 높은 국가이다. 현재 해외 여행을 할 때 비교적 물가가 싼 동남아시아나 환율의 영향으로 부담이 적은 일본 등 몇몇 지역을 제외하면 전 세계적으로도 식비의 부담이 상당히 큰 건 사실이지만 노르웨이의 물가는 그중에서도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보통 우리나라 사람들은 채식 메뉴의 가격을 상대적으로 싼 음식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채식 메뉴라고 해서 저렴한 것은 아니며 일부 메뉴를 제외하곤 식재료에 의해서 가격의 높고낮음이 결정적으로 달라지지는 않는다.
노르웨이 사람들의 식단은 전체적으로 소박하고 단순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넘치고 과하게 먹지 않으며 또 겨울철에 해가 일찍 지는 영향으로 저녁식사 시간 역시 4,5시로 무척 빠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의 사람들이 저녁 늦은 시간에 오랜 시간동안 저녁을 먹는 것과는 다르게 이른 시간에 간단하게 저녁을 먹는다. 오보이!가 베르겐을 출발해 트론헤임까지 승선했던 하빌라 크루즈는 승객들에게 수준 높은 식단을 제공하면서도 식사를 부페식으로 제공하지는 않는다. 이는 환경을 생각하는 실천의 일환으로 승객들은 과식하기 쉬운 분위기를 지양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고 있다. 다만 승객들이 시키는 메뉴의 개수를 제한하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지나치게 많은 메뉴를 주문하는 승객들도 흔하지 않다. 메뉴 구성은 크루즈 승객들의 취향을 고려해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으며 물론 채식 식단도 충분히 구성되어 있다.
베르겐에서 트론헤임까지 이용한 하빌라 크루즈의 다양한 채식 메뉴들.
신선한 비트 샐러드와 구운 알감자, 간 컬리플라워와 브로콜리 등의 다양한 야채 구이.
일반 메뉴들도 많지만 채식인들도 충분히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식단이 구비되어 있다.
가급적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 하기 위해 부페식이 아닌 단품을 여러개 주문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며
메뉴 하나하나가 작은 사이즈의 접시에 담겨나와 음식을 남지 않게 하는데 용이하다.
이번 취재에서 인상깊었던 장소중의 하나는 일정의 마지막 도시인 트론헤임의 Baklandet Skydsstation 카페이다. 노르웨이 가정식을 제공하는 이 오래된 카페는 장소도 분위기도 음식도 모두 완벽했다. 비록 비건 식당은 아니지만 채식인들이 무리없이 시킬 수 있는 메뉴도 갖추고 있는 이 작은 식당은 소박하지만 좋은 재료를 사용해 정성껏 준비한 북유럽 음식의 정수를 느끼게 해줬다. 18세기에 지어진 역사깊은 건물, 노르웨이의 어떤 시골집에 온듯한 포근하고 정감있는 인테리어, 만화에서 툭 튀어나온 듯 맑고 친절하며 동시에 침착하고 능숙하게 손님들을 맞는 노르웨이 청년 샤크, 품종부터 달라 크고 고구마 맛이 섞인 듯한 은은하고 절묘한 맛의 구운 감자요리까지. Baklandet Skydsstation 카페 방문은 인류의 식생활과 이에 관련된 산업들이 지구와 동물권, 심지어 우리 자신까지 위협하고 있는 시대에 소박하고 단촐하지만 그럼에도 즐겁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식생활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노르웨이 가정식을 제공하는 카페인 Baklandet Skydsstation은 트론헤임에서 가장 잘 보존된 건물 중 하나
18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흥미로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전에는 모자 가게, 우유 판매점, 세탁소, 목공소였던 곳이 지금의 카페와 레스토랑으로 자리잡게 됐다.
2012년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선정한 ‘올해의 카페’로 선정되었
론리플래닛,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여러 매체에서 가장 매력적인 노르웨이 식당 중의 하나로 소개되기도 했다.
노르웨이의 실제 가정집을 방문한 것 같은 예스러운 인테리어가 정겹다.
* 기사 전문은 OhBoy! No.126 ‘PURE & CLEAN NORWAY’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OhBoy! No.126 JAN FEB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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