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Animals could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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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정상회담

Illust by Kim HyeJung

                                                               

멍멍이 / 어서 오세요, 오늘은 오보이 독자들에게 우리들 얘기를 들려 주려고 모였어요. 다들 어떻게들 지내요?                       

야옹이 / 나야 밥먹다가 기지개 한번 켜고 자다가 뭐 움직이는것 있으면 쫓아가다가 실수하면 안쫓아간 척, 모른척 하다가 세수도 하고 또 밥 먹고 창밖 보면서뭐 대단한 거 생각하는 척도 하고 뭐 그래요. 아, 또 으슬으슬하면 노트북이라고 하는 난방기가 있는데 그 위에 올라가서 자기도 하고. 별것 아닌 것 같아도 나름 규칙적으로 살아요.                 

멍멍이 / 엄청 편하게 살고 있네요?                       

야옹이 / 음, 나는 인간을 잘 만나서 그런거고요. 우리집 뒤에 밥얻어 먹으러 오는 길냥이 친구 얘기 들어보면 그렇지도 않아요. 그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죽은 형제들 중에서 겨우 살아남은 아이인데 그나마 지금은 우리 집사가 밥을 챙겨줘서 그렇지 엄청 고생을 했더라고요. 겨우 살아남은 이친구도 규칙적으로 먹지 못하고 가끔 먹은 음식 쓰레기도 너무 짜고 상태가 좋지 않은 것들이라 건강도 많이 안좋아서 사고나 학대로 죽지 않더라도 오래 살수 있을것 같지는 않아요. 길에서 사는게 너무 어려운데다가 사람들 눈빛도 너무 안 좋아서 슬슬 피해 다니더라고요.

멍멍이 / 우리도 그렇지만 고양이 인생도 참 극과 극이네요?

야옹이 / 고양이가 길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별로 없죠. 살아도 항상 힘들고 끔찍한 음식에 그것도 운이 좋아야 먹는 거고, 건강도 당연히 안좋아져서 2년 넘게 살기가 쉽지 않고, 우릴 싫어하는 사람들 눈치에 자동차도 조심해야 하고, 어찌어찌 살아가고는 있지만 도시라는 곳이 고양이들에게 최적화된 곳은 아니란 생각이 들어요. 물론 좋은 집사 만나면 평생 별걱정없이 살수도 있지만 밖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건 꿈도 못꾸고 그렇다고 갖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세상에 내보 내달라고 하기도 좀 그렇고. 어떤 쪽도 완벽하게 행복하기는 힘들죠.                      

꿀꿀이 / 그래도 우리에 비해 고양이들은 행복할 수 있는 확률도 좀 있군. 우리는 무조건 삼겹살이 될 운명이니까. 우리는 사람들이 ‘가축’이 라고 부르는 동물이거든. 우리가 행복한지 아닌지는 사람들의 관심사가 아냐. 우리에게는 그저 살찌고 맛있어질 의무만 있는 거지. 또 뭔가를 하고 싶어도 움직일 수 없는 틀에 가둬 놓으니 하루종일 한자리에서 주는 밥이나 먹고 잠이나자는 거지 뭐.                     

멍멍이 / 왜 못움직여요? 틀이요?

꿀꿀이 / 사람들이 우리를 싼비용에 많이 키우기 위해 개발한 ‘스톨’이라는 건데 움직이지 못하니까 살도 많이 쪄서 여러가지로 좋다고 생각하는 거지. 최근에는 동물복지다 뭐다 해서 조금씩 없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아직 대부분은 더러운 시멘트 바닥 위 스톨안에서 스트레스 받으면서 살고있어. 스트레스 받으니까 다른 돼지 꼬리를 물어 뜯기도 하고 정신병도 걸리고 그러거든. 그래서 새끼가 태어나자마자 마취도 없이 꼬리를 가위로 잘라버려. 새끼라도 낳아봐, 분만틀이라는 것에 어미를 가둬 놓고 새끼들이 그 주변에서 어미 젖먹겠다고 달려드는데 어미는 새끼들 보듬어주기는 커녕 옴짝 달싹을 못하는데 미칠 노릇이지.         멍멍이 / 끔직하네요. 정말 스트레스겠어요.                      

꿀꿀이 / 그렇게 스트레스만 받으면 괜찮은데 면역력이 떨어져서 질병에도 취약해지지. 그런 상태에서 구제역이라도 돌면 우리는 영락없이 생매장을 당해야 해. 구제역이 전염성은 강하지만 치사율이 높은 질병도 아니고 우리가 사는 환경을 깨끗하게 해주고 스트레스만 줄여줘도 발병을 많이 줄일 수 있는 병인데 그놈의 돈이 문제지 뭐. 사람들은 우리를 그저 돈으로 보니까.


* 기사 전문은 OhBoy! No.112 ‘A LETTER FROM YOUR DOG’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OhBoy! No.112 SEP OCT 2021
A LETTER FROM YOUR D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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