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letter from Polar b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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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의 편지                                                                      

그 곳의 가을은 안녕하니? 나는 유독 길었던 여름을 보내고 겨울이 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어. 우리는 날이 차가워지고 바닷물이 얼어붙으면 북극해로 건너가서 봄까지 얼음 위에서 사냥을 하며 여름을 버틸 영양분을 저장해. 그런데 그 바닷물이 얼기 시작하는 시기가 점점 늦어지고 있거든. 이곳 북극은 나를 비롯해 북극여우, 북극늑대, 하프물범, 벨루가, 북극토끼, 북방족제비 등 수많은 동물들의 삶의 터전이야. 우리를 둘러 싼 자연의 균형이 깨지고, 모든 것들이 빠르게 변해가는 가운데 우리는 오늘도 살기 위해 처절하게 싸우고 있어. 너희들이 갖가지 영상 속에서, 또 동물원에서 접하는 우리들의 모습은 한없이 평화롭고 사랑스러울지 몰라도 여기 야생의 하루하루는 매일매일이 전쟁이야. 올해도 배고픈 여름을 버티지 못한 친구들이 많았지. 우리들의 겨울은 점점 옅어져 가고 있어. 자꾸만 길어지는 여름과, 더디게 찾아오는 겨울이 야속하기만해. 가끔씩이라도 좋아. 에너지를 사용할 때, 음식을 먹을 때, 쓰레기를 버릴 때, 일상의 순간순간에서 조금만 나를 떠올려 주겠니. 우리의 겨울이 사라지면, 너희들의 겨울 역시 머잖아 사라질거야. 부디 이번 겨울이 나의 마지막 겨울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이만 줄일게.




작가 백은하

백은하 개인전 – 공진화
2021. 9. 1 – 9. 29 | 보이드갤러리(대구) | 지난 9월 에는대구의한숲속갤러리에서우리동물들의이야 기를 담은 전시가 열리기도 했어! 백은하 작가는 인간 들의 삶의 뒤편에서 소멸하고, 소모되고, 소외되어 가 는동물들의이야기를천과실로그린그림으로전하 고 있어. 이 전시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백은하 작가 의 웹사이트와 sns에서 자세한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 을 거야. www.unanote.me | instagram.com/unapaik | instagram.com/voidgallery.kr  

(작품설명)마지막 겨울 천과 실 35x35(cm) 2020 | 북극을 삶의 터전으로 하는 동물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 환경 의 변화로 갈 곳을 잃어가는 북극의 동물들이 마지막 겨울을 맞이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 기사 전문은 OhBoy! No.112 ‘A LETTER FROM YOUR DOG’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OhBoy! No.112 SEP OCT 2021
A LETTER FROM YOUR D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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