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ORLD NEEDS GIR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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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구하는 소녀들


항상 마음 한구석에 의문이 있었다. 늘 의아했지만 어쩌면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너무 자연스러워 보여서 당연한 거라고 착각을 한 건지도 모르지만 뭔가 비정상적으로 보이면서도 동시에 지극히 정상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12년 째 오보이!를 만들면서 수없이 많은 활동가들과 봉 사자, 동물권과 환경단체 종사자들을 만났지만 언제나 현장에는 여성들만 보였다. 특히 상대적 으로 작은 권력이나 특권에라도 가까워질 수 있는 대표성을 지닌 위치나 자리가 아닌 가장 힘 들고 마음을 다치기도 쉬우며 궂은 일로 가득한 현장에는 여성들로 가득했다. 누구도 선뜻 나 서기 망설여지는 일에 조건을 달지 않고 뜨거운 마음으로 행동하는 건 항상 여성들이었다.

                       

인류의 역사의 시작과 함께 기울어졌던 운동장은 아직도 바로잡히지 못했지만 무수한 불공정 과 차별, 멸시에도 여성들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행동해왔다. 여성들은 자신을 위해, 권력을 위해 움직이지 않고 타인을 위해, 대의를 위해 행동한다. 여성들은 항상 약자에 공감하고 고통 받는 동물들과 함께 울며 아직 완전히는 녹아내리지 않은 빙산의 조각 위에서 북극곰들이 살아 갈 수 있도록 애쓴다. 그 노력이 아주 작고 보잘것 없는 것이라 생각된다고 해도 여성들은 자신 의 몫을 하고 용감하게 현장으로 뛰어나간다.

                       

여성들이 약자를 위해 실천하고 행동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단순히 동정심이 더 많고 마음이 여리기 때문일까? 그저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얘기를 들으며 커왔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남자 아이들에게 그렇게 살라고 말하면 그 아이들은 그렇게 사는 사람으로 크는 걸까? 약자들을 위 한 실천은 그저 동정심에 의한 것이기에는 더 큰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일이다. 한치 앞도 예측 할 수 없는 삶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지만 각각의 환경과 안정감의 정도는 다 다르다. 갓태어 난 길고양이의 인생만큼 불안정하고 위태롭고 가여운 인생에 공감하고 돕는 마음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실제로 그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일반화일 수도 있지만 동물권, 환경 운동,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하고 비거니즘을 조롱하며 육 식을 전시하고 차별을 조장하는 사람들, 사회 문제 참여에 적극적이고 약자에 공감하고 부당함 에 맞서고 행동하는 여성들을 비교하는 건 무의미한 일일까? 그렇지 않은 남자들도 그렇지 않 은 여자들도 있겠지만 결국 항상 환경문제와 동물권 현장에서 치열하게 투쟁하는 대부분이 여 성들이라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항상 자신보다 더 낮은 곳에 있는 존재들을 위해 헌신하는 여성들을 보면 무한한 존경심이 우 러러 나온다. 특히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 문제의 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어린 소녀들의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들의 신념은 너무 단단하고 행동은 너무 용감해서 마치 엄청나게 크고 위대한 거인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아마도 세상을 주도하고 바꿔온 건 남자들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잘못된 것을 인지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긍정적으로 변화 시키는 건 여성들이다. 남자들은 갈등과 차별을 야기하며 전쟁과 분쟁을 일으키고, 여자들은 이타성과 희망을 얘기하고 잘못된 것을 고치고자 노력한다. 어쩌면 이렇게 망가져버린 지구를 되돌리기 위한 유일한 열쇠는 여성들이 쥐고 있을지도 모른다. 인류는 우리 자신의 생존과 환경 전반에 걸쳐서 진정한 문제를 자각하지 못하고 악화시키는 실수를 반복해 왔다. 약자에 공감할 수 있 는 마음과 실수를 인식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여성들이 지구를 구할 때가 온 것이 다. 더 늦으면 안된다. / 김현성


    

* 기사 전문은 OhBoy! No.111 ‘COOL GIRLS’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OhBoy! No.110 JUL AUG 2021
COOL GIL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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