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ANIMAL STORIES THEN &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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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이와 인연이 닿아 만났던 길동물들

임시보호와 입양을 통해 새 삶을 찾은 아이들. 
오보이에게 입양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 생명들의 짧은 열여섯개의 기록. 
구조 당시와 지금의 모습을 비교하는 비포앤애프터 사진들과 사연들. 
오보이가 사랑하는 동물들의 그때와 지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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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부 2014-

오보이의 터줏대감 유부는 뭉치와 마찬가지로 오보이센터 오픈 전에 구조되어 가족이 된 믹스견입니다. 유부의 원래 이름은 달님이. 이효리씨가 보신탕집에서 구조한 3형제 중의 하나로 사람에 대한 트라우마가 심한 아이예 요. 산책을 하면 땅만 보고 빠른 걸음으로 걷고 가능한 빨리 집으로 돌아오고 싶어합니다. 가끔 티슈 뽑는 소리에도 놀랄만큼 겁이 많아요. 선천적인 피부병과 갑상선 질환으로 수년간 병원 신세를 졌고, 지금은 많이 나았지만 아직 매일같이 약을 먹어야 합니다. 이제 12살이 된 유부는 하루종일 잠을 자고 나가는 것도 예전보다 더 싫어합니다. 그래도 아직 먹성은 좋아요. 뭉치형을 먼저 보내서 심심하겠지만 그래도 가끔 고양이인 도로, 구루와 아는 척도 하고 지냅니다. 많이 아프지 않고 편한 말년을 보내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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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뭉치 2013-2022

오보이 창간 후 가장 처음으로 가족이 된 뭉치. 2013년, 우연히 보게 된 입양 공지에서 발견한 부시시하고 초라하게 생긴 강아지. 다시는 동물을 들이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지만 뭉치같은 믹스견이 입양 될 확률은 0에 가까웠고 굳은 다짐은 뭉치로 인해 깨졌습니다. 그렇게 가족이 된 뭉치는 내가 뭉치를 사랑했던 것보다 훨씬 더 나를 사랑 했습니다. 나는 세상에서 뭉치를 가장 아끼고 사랑한다고 생각했지만 뭉치는 나만 바라보고 오로지 나만 사랑 했습니다. 내가 강아지를 입양한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지는 않지만 그 강아지의 세상은 완전히 바뀐다라는 말을 실감하게 해준 뭉치. 그렇게 행복했고 나를 행복하게 해준 뭉치는 10살까지 살고 다리에 생긴 종양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특별하게 외모가 예쁘지도 않고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아이도 아니었지만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아이였던 뭉치. 무지개다리 건너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뭉치를 다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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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구루 2022-

오보이의 막내 구루는 2022년 겨울에 길에서 구조된 아이입니다. 깨발랄하고 노는 걸 좋아하는 구루는 아직도 몸집이 너무 작아서 조금 걱정이에요. 그래도 아담한 사이즈와 가녀린 목소리가 너무나도 매력적인 아이입니다. 아침마다 작은 거울로 바닥과 벽에 반사된 빛을 따라다니며 노는 걸 가장 좋아해요. 가만히 있으면 다가오고 안으려고 하면 도망가서 애를 태우는 깍쟁이 구루는 잘 때면 꼭 내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습니다. 사료는 그렇게 까다롭지 않은데 간식은 유달리 한 브랜드의 한가지 맛 외에는 전혀 먹지를 않는 까다로운 공주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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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지(구 인절미) 2025-

오보이센터가 있는 지역의 캣맘께서 관리하는 밥자리에 나타난 노랑 고양이. 노랗고 복실복실한 털이 매력적이고 둥글둥글한 인절미 같다고 인절미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이 아이는 큰 고양이들의 잠재적 위협에도 씩씩하게 밥자리로 출근을 했습니다. 너무 어린 개체라 더 늦기 전에 구조를 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했고 포획 된 인절미는 오보이센터에서 임보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입양이 쉽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구조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또 다른 캣맘께서 인절미를 가족으로 맞았고 그렇게 인절미의 묘생 2라운드가 시작 됐습니다. 먼저 살고 있던 고양이 먼지의 동생으로 들어간 인절미는 지지라는 새이름을 얻었고 그렇게 지지는 행복하고 여유롭고 따뜻한 냥라이프를 즐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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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루이(구 아비) 2025-

지지를 입양한 보호자분의 언니에게 집앞 주차장에서 밥을 얻어먹고 있는 아비시니안 고양이에 대한 소식을 듣고 달려갔습니다. 사람도 잘 따르는 친화력 갑의 이 고양이는 분명 누군가와 같이 살다가 버려진듯 보였고 그렇게 길에서 살아가기에는 너무나도 불안해 보였습니다. 오보이는 구조단체는 아니지만 이 아이의 처지를 외면할 수 없었고 고민 끝에 오보이센터로 함께 돌아와서 입양 홍보를 시작 했습니다. 너무 좋은 후보분들이 연락을 해왔고 그중에서도 가장 고양이에게 진심으로 다가왔던 커플 분에게 입양이 결정 됐습니다. 아비라고 불리던 이 아이는 루이라는 새 이름을 얻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루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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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코코(구 마루) 2021-

마루는 오보이센터 근처에 놓아두었던 사료를 허겁지겁 먹고 있는 모습이 발견되어 근처 캣맘 여러분들과 함께 구조한 아기냥이입니다. 길위의 생활이 무척 힘들었는지 예상보다 아주 쉽게 마루를 구조하게 되었고 오보이센터에서 임보를 하며 열심히 입양 홍보를 한끝에 오보이 편집장과 SNS친구이던 홍보 대행사 대표님이 입양을 해주셨습니다. 역시 길냥이 출신 고양이인 여름이를 키우고 있던 대표님은 마루를 여름이의 동생으로 들이셨고 마루에게 코코라는 새이름을 붙여주셨습니다. 안락하고 안정된 환경에서 사이좋고 행복하게 묘생을 만끽하고 있는 여름이와 코코를 응원합니다. 천방지축 커텐을 붙잡고 오르내리며 집안을 헤집고 다니던 말썽꾸러기 코코 이제는 좀 점잖아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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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도로 2016-

도로를 소개하는 글이지만 다른 아이의 얘기부터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검은 푸들 먹물이는 동물병원에서 분양을 위해 교배했다가 못생겨서 팔리지 않는다며 오게 된 아이입니다. 검은 푸들끼리 교배 했는데 흰 털이 섞여서 그렇다나요. 사람들은 참 어이없는 이유들로 동물의 운명을 결정하곤 합니다. 1998년 그렇게 먹물이와 함께 살게 됐고 2008년 심장병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먹물이를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에 마음이 많이 힘들었고 그 마음은 다음해 오보이를 창간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2016년 오보이센터에서 퇴근하던 직원이 길 위에서 울고 있던 검은고양이 새끼를 데리고 왔습니다. 눈곱이 잔뜩 낀 두눈은 들러붙었고 콧물로 범벅된 얼굴로 상태가 좋지 않았던 작은 고양이는 그렇게 오보이의 식구가 되었고 이름은 길 위에서 구했다고 도로가 되었습니다. 도로는 이 세상에서 가장 성격이 좋은 고양이입니다. 다정다감한 편은 아니지만 어떤 것에도 싫은 티를 내지 않고 신경질을 부리지도 않습니다. 

도로는 오보이를 만드느라 하루종일 집에 있는 아빠에게 붙어서 꼼짝을 하지 않습니다. 아빠가 컴퓨터 앞에 있으면 책상위로 뛰어 올라와 엉덩이를 두드려 달라고 등을 보이며 앉아있습니다. 아빠가 휴식을 위해 소파에 앉으면 다리 위로 뛰어 올라와 엉덩이를 두드려 달라고 등을 보이며 앉아 있습니다. 화장실에 들어가면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을 마시겠다고 항상 조릅니다. 배가 고프면 밥그릇이 있는 테이블로 뛰어 올라가 아빠를 빤히 쳐다봅니다. 도로는 하루종일 아빠만 쳐다보고 아빠는 하루종일 도로만 쳐다봅니다. 도로는 아빠를 너무 사랑합니다. 아빠도 도로를 너무 사랑합니다. 

도로는 요즘 몸이 좋지 않습니다. 신부전 진단을 받은지 1년이 지났고 하루에 두번씩 피하주사를 맞고 있습니다. 주사바늘을 쳐다보지도 못하는 성격의 주인이 고양이를 끌어안고 능숙하게 등에 주사를 꽂을 수 있게 됐습니다. 여기에서 도로의 성격이 또 드러납니다. 도로는 분명 주사맞는 걸 싫어하지만 주사를 준비하고 가만히 앉아있으면 야옹야옹 하면서 내 옆으로 다가옵니다. 그런 도로가 너무 안쓰러우면서도 기특하고 미안하고 대견합니다. 

앞에서 먹물이의 얘기를 한 건 이런 도로의 성격과 분위기, 여러 면에서 먹물이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뚱한 표정, 수더분한 성격, 비슷한 체구, 비슷한 느낌. 오보이를 만들게 해준 먹물이, 오보이를 만드는 힘을 주는 도로, 오보이를 세상에 나오게 해줬고 오보이의 존재를 증명하는 아이들, 검은 강아지와 검은 고양이, 너무나도 다정한 성격과 행동으로 온가족을 웃게 해주는 찬란하고 환한 태양같은 존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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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봉달이 2015-

봉달이는 그야말로 이름처럼 검은 비닐봉투 안에서 발견된 아이입니다. 상수동 오보이센터 건설이 한참이던 2015년 겨울, 지하 벽 안에서 야옹야옹 소리를 들은 현장 관계자분의 얘기를 듣고 구조한 봉달이. 추위와 배고픔에 지하로 들어와 벽속 봉투안에서 절실하게 울어대던 아이. 지인이던 캣맘의 도움으로 무사히 구조된 봉달이를 직접 키우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고 결국 80년대 초부터 길동물들을 보살피고 있던 오보이 편집장의 어머니댁에서 살게 됐습니다. 유난히 궁디팡팡을 좋아하는 봉달이는 어머니댁의 고양이들과 행복한 여생을 보내고 있습니다.



* 기사 전문은 OhBoy! No.137 ‘SWEET16’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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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Boy! No.137 NOV DEC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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