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RO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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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ORS, DESIGNER, MUSICIAN



Love of His Life
이마이 마사즈미 (IMAI MASAZUMI) 

레트로 문화를 사랑하고 유기동물 사랑을 실천하는 카메라 디자이너

동물권과 현명한 소비를 얘기하는 오보이가 레트로 특집에 소개하기에 너무나도 적합한 인물이 마침 서울을 찾았다. 첨단 기술에 클래식이라는 키워드를 접목해 매력적인 카메라를 디자인하고 8,90년대 록 음악을 즐겨 들으며 연주하는 밴드의 멤버인 동시에 길을 떠돌던 유기견을 입양하여 사랑으로 키우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 후지필름 포토페스타 행사를 위해 서울을 방문한 이마이 마사즈미 (IMAI MASAZUMI) 수석디자이너에게 그의 디자인 철학과 기술의 미래, 레트로에 대한 그만의 생각과 사랑스러운 반려견 우니에 대한 재미있는 얘기를 들어봤다. 
인터뷰 조혜민 | 통역 김보향 | 사진 김현성


한국은 몇 번째 방문인가? 이번에 어떤 일로 왔는지 설명해 달라. 이번이 세 번째다. 후지필름 한국 법인에서 주최하는 포토페스타에 디자이너 토크에 참여하기 위해 왔다.

후지필름은 긴 역사만큼 필름, 전문가용 카메라, 렌즈 등 다양한 방면으로 알려져 왔는데, 지금의 후지필름은 어떤 회사라 설명할 수 있을까? 창업 당시에는 필름이 주요 사업이었고 지금 사명에도 ‘필름’이 그대로 들어가 있지만, 현재 여러 가지 영역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메디컬, 화장품, 모니터 소재 등 사업부가 20개 가까이 된다.

사명에 ‘필름’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몇 년 전, 전 회장님이 필름의 가치를 이어나간다는 선언을 했었다. 사업 분야가 다양하지만 결국 필름 기술에 원천을 두고 있는 것이 많기 때문에 여전히 필름이라는 단어를 놓지 않는 것 같다.

카메라 사용자들에게 카메라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좀 복합적이다. 후지필름의 카메라는 어떤 이미지라고 생각하나? 지금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보면 빠르게 찍을 수 있는 사용성, 편리함이 굉장히 중시되고 있고 매우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X 시리즈의 경우 그런 최신 기종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손으로 만지는 조작감 같은 부분에 신경을 쓴다. 카메라라는 물건 자체의 본질적인 매력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디자인하는 게 우리 카메라의 특징이다. 지금의 디지털 카메라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밸런스를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면, 아날로그 쪽으로 조금 더 기울어진 것이라 설명할 수 있겠다. 카메라뿐 아니라 스트랩, 케이스 같은 모든 것들이 내 생활에 딱 맞는다는 느낌을 사용자들이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첨단 기술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면서도 과거의 추억,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기억을 살리려 노력한다는 느낌이 있다. 카메라 역사가 100년 정도 되는데, 사람이 카메라라는 물건에서 얻고자 하는 본질적인 부분은 이미 완성이 되었다. 필름 카메라가 만들어지고 소형 필름 카메라의 형태로 발전될 때까지 아날로그 카메라의 역사에서 이미 다 구현이 되었다는 뜻이다. 나는 악기를 정말 좋아하는데, 악기를 조작하는 자체만으로도 즐거움이 있다. 카메라도 마찬가지다. 셔터를 누르기까지 다이얼과 포커스링을 돌리고 카메라를 만지는 감촉 자체가 표현의 과정으로서 하나의 즐거움이 된다.

디자이너로서 특별히 고민하는 포인트,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카메라와 내가 같이 걸어 나간다’는 느낌을 느꼈으면 좋겠다. 사람과 물건의 접점을 하나씩 설명하자면 우선 눈으로 보는 단계가 있을 것이다. 카메라는 빛을 컨트롤하는 광학적인 원리가 들어간 아주 정밀한 기계다. 그런 메커니컬 한 분위기가 한눈에 표현이 되었을 때 ‘내가 이 카메라를 통해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첫 번째 단계다. 두 번째는 손으로 직접 만지는 단계로, 실제 만졌을 때 클릭감, 다이얼의 움직임이 첫 번째 느낌과 잘 매치되거나 오히려 더 나은 인상을 줄 수 있다면 매우 좋을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사진이라는 결과물을 얻게 되는데, 그 화질까지 만족을 한다면 도구로서의 가치가 생겨난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카메라의 원리를 이해하고 어떻게 조작을 해야 어떤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계속 생각하고 발전하다 보면, 본인의 실력도 좋아지고 카메라와의 관계도 더 가까워지면서 카메라와 사용자가 같이 성장해갈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취미로 밴드 활동도 한다고 들었고 언셀프 파운드 매장에서 80년대 록 LP를 보고 반가워하기도 했다. 음악적 취향도 궁금하고 개인적으로 레트로 디자인이나 레트로 문화에 관심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서양음악에 상당히 편중되어 있어서 지금도 자주 듣는 장르는 Rock, Blues, Funk, Jazz, Classic순이다. 일본에서 유행했던 서양음악 프로그램 Best Hit USA의 Pop Music을 거쳐 Rock Legends를 한 번 듣고 나서 Heavy Metal과 Hard Rock으로 넘어갔다. 그 후 Delta와 Chicago의 Blues로, 한때는 60년대 후반 음악에 심취해 Jimi Hendrix를 숭배하고 Donny Hathaway에 경탄하며 Woodstock ‘69를 바이블로 삼았다. 최근에는 AI 음악 추천 유튜브 채널의 높은 퀄리티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아버지가 오픈 릴 데크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오디오 마니아였던 영향도 있어서 어렸을 때부터 음악과 친숙했지만, 첫 입문은 Star Dust Review의 ‘꿈의 전설’이었다. 지금도 노래방에서 노래 부른다. 디자인도 문화도 실시간으로 체험하고, 역시 좋아한다. 질문의 취지와는 조금 벗어날 수도 있지만, 지금도 가장 좋아하고 애용하는 것은 ‘킨초 모기향’이다. 일본의 여름은 이 디자인과 냄새가 없으면 성립되지 않는다. 나에게는 실제 효과보다 플라시보의 효과가 더 큰데, 아마도 쇼와시대의 낭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레트로 레코드 추천은 위와 같은 음악적 취미를 가진 사람이라면 서양음악의 명곡이 모두 대상이니, 실제 추억이 있는 애니메니션 곡의 레코드를 골라도 될까? ‘내일의 조’의 주제곡은 노래방에서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는다.(아무도 부르고 싶어하지 않지만.)

유기견을 입양해 기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어떤 강아지인지, 어떻게 만났는지 궁금하다. 이름은 우니, 태어난지 4개월 때쯤 오키나와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걸 도쿄의 한 보호소의 자원봉사자분이 발견해 데리고 왔고 내가 입양을 했다. 지금 14살이다. 오키나와 강아지여서 그런지 추운 걸 싫어한다. 안타깝게도, 오키나와나 치바현은 자연이 매우 아름답지만 유기견이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특히 오키나와에는 우니처럼 귀가 쫑긋하고 다리가 조금 짧고, 까만데 발끝과 목만 조금 하얀 강아지들이 많다. 언젠가 오키나와의 한 슈퍼마켓에 우니를 데리고 간 적이 있는데, 동네 분이 ‘여기 있는 강아지들이랑 형제인가봐’라고 해서 보니 우니와 비슷한 강아지 두 마리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보호소에 연락을 해서 그 두 마리도 구조를 했고 모두 잘 입양이 되었다고 들었다. 어릴 때부터 동물을 너무 좋아했고, 아내도 좋아해서 신혼여행을 아프리카 사파리로 다녀왔었다. 지금도 우니와 함께 많은 곳을 다니고 싶은데 안타깝게도 일본에 동물과 함께 자유롭게 갈 수 있는 식당이나 장소가 적어 아쉽다. 또 홋카이도 같은 곳에서 민가에 곰이 나타나 총으로 사살을 한다는 뉴스가 나오곤 하는데, 아이가 이유를 물을 때 설명하기가 너무 어렵다. 사실은 동물이 살았던 곳에 인간이 들어가서 살고 있는 것이고, 어떻게 설명을 해도 인간의 입장에서밖에 이야기할 수 없으니 말이다. 굉장히 마음이 아프다.

반려동물과의 일상을 찍고 싶은 사람들에게 카메라 기종 몇 가지를 추천해 달라. 우니처럼 검은색 강아지는 굉장히 어려운 피사체다. 그래서 X-H2S나 X-T5를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카메라를 항상 지니고 있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 그런 점을 고려하면 X100VI나 X-M5, 가능하다면 X half도 좋겠다.



* 기사 전문은 OhBoy! No.136 ‘RETRO MANIA’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OhBoy! No.136 SEP OCT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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