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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글을 만나볼수 있습니다.

OhBoy! 132 <FIND YOUR UNSELF>

영화 촬영 중 만난 길고양이 한 마리. 모두 떠나고 폐허가 되어 버린 재개발 구역에서, 유난히 추웠던 아침, 스산한 골목 어귀에 앉아 있던 그 아이는 너무나도 추워 보였고, 배고파 보였으며, 아파 보였다. 우리는 환경을 주제로 영화를 찍고 있었지만 정작 서서히 꺼져가는 눈앞의 작은 생명에게는 차에 있던 사료 한 줌을 건네는 것 외엔 해줄 게 없었다. 촬영이 끝나고 얼마 후, 이 동네에 남겨진 길고양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SNS를 떠돌았다. 아직도 남아있는 고양이들, 무려 300여 마리. 누군가의 관심과 조치가 없다면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 결국 사라질 운명이라고 했다. 오보이 매거진은 이런 이야기를 마주할 때마다 항상 고민에 빠진다. 우리는 환경과 동물권에 대한 관심을 이끌고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지금 도움이 필요한 동물들 앞에서는 매번 무력함을 느끼곤 한다. 그래서 ‘언셀프’를 시작했다. 조금 더 즉각적으로, 현실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언셀프는 다양한 기획과 협업을 통해 지금, 여기, 우리 주변의 동물과 환경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행동한다. 우리가 던진 작은 사료 한 줌이 누군가에게는 생명의 끈이 될 수 있음을 믿으면서. | 편집장 김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