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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글을 만나볼수 있습니다.

OhBoy! 120 <A BETTER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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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달이는 오보이센터 근처에서 밥자리를 챙기는 캣맘께서 발견한 유기묘입니다. 품종묘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이 아이를 데리고 온 분의 얘기로는 확실히 사람과 살다가 버려졌거나 길을 잃은 아이라고 하더군요. 수달이는 이곳저곳 좋지 않은 곳을 병원에 다니며 치료하면서 한달동안 센터에 머물렀습니다. 수달이를 입양하고 싶어하는 여러분들이 방문했고 반려묘 한마리를 키우시는 보호자분께 입양이 됐습니다. 아직 합사가 잘 됐는지 얘기를 듣지는 못했지만 최대한 신중하게 합사를 한다는 약속을 하시고 수달이의 새로운 엄마가 되셨습니다. 수달이가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랍니다.

#2 작년에 방문했던 포천의 한 보호소를 지키시던 소장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보호소 봉사를 열심히 다니던 모델 친구인 하은이와 예지 때문에 알게 된 보호소인데 할머니의 뒤를 이어 보호소 운영을 하시던 할아버지 마저도 위독하시다는 얘기를 듣고는 주변 사람들 모두가 비상이 걸려 지인들에게 연락을 하고 도움을 청하고 있지만 40여마리의 개와 10마리 고양이의 상황은 상당히 좋지 않습니다. 갑자기 수십마리의 동물을 받아줄 보호소를 찾는 것도 불가능 하고 일일이 입양을 보내는 건 더 어려운 일이니까요. 백방으로 길을 찾고 있지만 막막한 상황입니다.

#3 사진가 동료인 김태은 실장은 본업인 사진 일보다 동물 구호에 더 많은 힘을 쓰는 친구입니다. 현재 열마리에 가까운 대형견들과 살고 있고 구조한 유기견들을 훈련시킨 후 해외 입양을 보내는 일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캐나다로 떠난 아이도 사진을 멋지게 찍어서 남겨 놓았네요. 얼마전 방영됐던 이효리씨의 캐나다 체크인이라는 해외 입양 프로그램에 나왔던 친구들은 거의 제주도 출신인데 그 아이들의 문제에 대해서도 걱정이 크다고 합니다. 제주도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유기견 문제에 힘들어 하면서도 사력을 다해 유기견들의 행복을 위해 뛰어다니는 김태은 실장을 응원하고 또 응원합니다.


어떤 문제라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문제가 발생한 후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는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하지만 동물권 문제, 특히 유기동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건 아주 어렵습니다. 인식을 개선하고 유기동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당면한 문제, 이미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아주 벅찬 상황입니다. 현장에서 뛰는 동물권 운동가들도 당연히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합니다. 유기동물 문제가 애초에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싶은 마음은 절박하고 굴뚝 같습니다. 하지만 당장 시급하게 눈 앞에 벌어진 상황들이 이들을 힘들게 합니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 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입니다.

우리는 깨지지 않은 독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미 깨진 독의 밑바닥에 엎드려 독을 붙잡고 흐르는 물을 어찌 하지 못해 울고 있습니다. 동물을 구하는 일은 마음을 다치기 쉬운 일입니다. 상황이 나아지는 것을 보고 싶지만 상황은 급격하게 더 나빠지고 눈 앞에 벌어진 일에 절망하는 상황이 반복 됩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갈등이 생기고 서로를 믿지 못해 반목하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납니다. 동물을 사랑하기에 시작한 일이지만 상황은 나빠지고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됩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같지만 모두 자신의 방법만이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 생각이 갈등을 키우고 동물권 운동은 방향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어려움과 갈등 속에서도 확실한 건 그들의 마음입니다. 그들이 어떤 결정을 하든, 어떤 생각을 하든 동물들에 대한 믿음과 사랑의 마음 하나만은 진실하고 빛이 납니다. 나는 그것이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상황은 좋지 않고 갈등은 반복되지만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다들 버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 모두가 동물이 행복한 세상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일이라도 할 것입니다. 오보이!도 그런 세상을 위해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힘들고 절망스러운 일도 많겠지만 수달이를 위해, 포천 아이들을 위해, 해외로 입양 갈 제주 유기견들을 위해, 모든 생명이 함께 행복한 세상을 위해 노력 하겠습니다. | 김현성